이른 아침부터 제제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귀에 염증 때문에 동물병원을 다니면서 수의사가 사료를 저녁에만 주고 아침에 약을 먹이면 속이 비어서
약을 먹고 토할 수도 있다는 말에 아침과 저녁에 사료를 주기 시작했었다.
오늘도 아침 7시 30분부터 밥달라고 낑낑거리기에 사료를 주고 방에 들어 왔는데 잠시 후에 토하는 소리
가 나기에 거실에 나가보니 이 놈이 어제 저녁에 내가 먹다남은 사과를 거실 탁자에 올려 놓았는
데 지 밥을 먹고 난 후에 먹다 남은 사과를 급하게 훔쳐먹다가 목에 걸렸는지 켁켁거리고 토하고 있었다.
거실 탁자에 발을 걸치고 사과를 먹었나 보다.
계속 토하는데 목안에 사과의 씨부분이 걸려서 아무리 토하려고 해도 나오지는 않고 코로는 거품이
계속 나오고 숨을 잘쉬지 못하는데 등을 두드리고 목부분을 쓸어주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않는다
이대로 두면 곧 죽어버릴 것 같이.... 숨도 목에서 쇳소리가 나는 게 제대로 못 쉬는데....너무 당황했다.
이른 시간이라서 동물병원이 문을 연 곳이 없을 것이고 부랴부랴 인터넷에서 24시간동물병원을 찾으니
집과 가까운 곳에는 안양여중고 앞에 있는 U.C동물종합병원이 있기에 옆지기와 제제를 차에 태우고는
급하게 달려가서 목부분을 촬영하고 보니 기도에 커다란 사과씨가 걸려있었다.
원장선생이 길다란 고무호스를 목구멍에 끼우고 나서 잠시 후에 커다란 사과씨 부분을 토해냈는데 그
큰 게 기도에 걸려있으니 숨을 쉬기가 힘들어 했을 것이다.
그나마 목에 걸려서 다행인 것이 더 아랫쪽에 걸렸더라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니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주사 두방 맞고 38,000원 지불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은듯 올려다본다.
오늘도 식탐대왕인 이놈에게 38,000원을 사기 당했다.
이놈이 먹은 사과가 한 박스에 사만 원이었는데 아침에 사과 한 박스를 이놈이 다 들어 먹었으니
옆지기가 옷을 갈아입으려 방에 들어가니 쫓아 들어가서 참견을 하고 나온다.
그리고는 거실에 앉아서 벌을 서는 자세로 앉아있더니
꼼짝을 안하고 벌서고 있다.
그러더니 힘이 들었는지 집으로 들어간다.
머리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더니
턱을 괴고 누웠는데 저도 힘이 들었는지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그리고는 잠이 들어버렸다.
우리집에 돈 잡아먹는 귀신이 오늘도 한 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