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저녁 그러니까 월요일 밤에는 제제놈으로 인해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월요일 아침부터 몸이 별로 안좋은 것 같았는데
이놈의 아침은 마눌님이 딸래미를 깨우기 위해서 딸래미 방의 문을 열면서 부터 시작된다.
재빠르게 딸래미 방으로 들어가 침대 위로 뛰어 올라서 마눌님이 딸래미 몸에 손도 못대게 짖어댄다.
그리고 나를 깨우기 위해서 안방 문을 열면 낼름 따라 들어온다.
그렇게 시끄러운 아침을 시작하던 놈이 그날은 거실 쇼파에 앉아서 꼼짝하지 않고 엎드려 있었다.
지내놓고 보니까 아무래도 몸에 이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날 저녁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니 꼬리를 흔들며 반기고 밥도 정상적으로 먹었는데....
혈변을 보기 시작했다.
시간이 10시 30분이니 이 시간에 문을 열어 놓은 동물병원이 있을 리는 없고 인터넷으로 확인을 해보니
스트레스나 장염으로 혈변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는 .... 일요일 털을 밀었으니 스트레스는 받았을 것이고 맡겨두고 영등포로 약을 받으러
갔다가 점심으로 칼국수를 먹고 동물병원으로 왔으니 다른 때보다 1시간 이상 늦게 지놈을 찾으러
갔으니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고 월요일 새벽에 침대에 올라 오려고 낑낑거리는 놈을 못올라오게
하였으니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장염은 아닐 것 같았다,
구토를 동반한 혈변이면 위험하다고 하지만 구토는 하지 않고.......
마눌님은 그날 밤을 꼬박 뜬 눈으로 지낸 것 같다.
이삼십분 간격으로 지놈 집밖으로 나와서 혈변울 보니 어찌 잘 수 있겠나.
혈변을 보고나면 꼼짝하지 않고 서 있으니 ....
그리고 화요일 동물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하루밤을 자고 오늘 퇴원을 시켜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
동물병원에서도 원인이 스트레스 아니면 장염이라 한다.
애견용 장조림에 사료를 비벼서 주었더니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는
지놈 집에 들어가서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있다.
턱 밑은 약이 흘러서 노랗게 물들어 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탈수증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링겔을 맞았던 자리.
아직 몸이 편치는 않은 것 같다. 사진을 찍을 때 이렇게 쳐다보고 가만 있는 놈이 아닌데...
제제놈 성질이 많이 죽었네...
우리 가족 모두를 긴장 시키더니 그나마 다행이다.
제제야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살아라.
이놈을 입원 시킨 그날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마눌님의 출근이 중근이라서 오후 1시까지 였는데
제제놈이 아파서 밤에 잠도 못잤지 세탁기 수리 때문에 신경을 썼지
아마도 가스렌지에 된장 뚝베기를 올려 놓고 가스불을 끄지 않은 상태로 출근을 했던 것 같다.
내가 저녁 7시경에 퇴근해서 들어오니 전실에서 부터 꿀꿀한 냄새가 풍긴다.
들어와 보니 뚝베기를 가스불이 달구고 있었다.
다행이도 뚝베기여서 녹아 내리지는 않았다.
역시 된장찌개는 뚝베기에
끓여야 제맛인데.....
물론 안에 들어있던 된장찌개는 여지없이 숯덩이가 되어 있었다.
장장 7시간 동안 가스불에 달궈진 뚝베기 옆에 그시간 동안 뜨거웠을 딸래미 사진과
나무 조각들.... 아마도 마눌님이 닦아서 뒷베란다에 내놓은 것 같다.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시끄러웠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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