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아침.
오늘 아침에는 뭘 먹을지 .....
따듯한 걸 좋아하는 제리.
팬히터에 남은 등유가 있어서 전부 소진하려고 켜놓았더니 냉큼 달려가서 앞에 앉는다.
아침이라서 실내온도는 18도를 유지하던데...
운학리에 와서 라면을 먹지 않으면 섭섭하다면서 라면을 먹자는 옆지기.
아침을 닭고기캔에 비벼서 먹은 제리는 엎드려서 취침모드로 들어갔다.
붕상과 카스테라를 으깨서 개미퇴치제를 만든다는 옆지기.
밭과 마당 여기저기에 개미들이 많은데.....
효과가 있으려는지 궁금하다.
새로운 마당냥이로 등장한 얼룩이.
예전 검댕이와 삼색이처럼 자주는 아니지만 하루에 두 번 정도는 찾아온다.
오늘의 작업은 데크에 있는 재활용 분리용고무통을 울타리 옆으로 옮기는 일이다.
그러려면 라일락을 캐서 옮겨야 한다.
그늘에서 자라니 라일락에 꽃이 피었던 기억이 없는데....
삽으로, 빠루로 뿌리를 캐내느라 힘이 든다.
ㅋ... 방부목이 울타리 아래 낙엽에 쌓여있었다.
라일락 뿌리 위로 자작나무 뿌리가 지나가니 전지가위로 이리저리 뿌리를 잘라내면서 파냈다.
다섯 개가 있던 분리수거용 고무통이 네 개로 줄었다.
종이수거용으로 사용하던 고무통은 수돗가 물통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캐낸 라일락.
라일락을 심은지 십수 년은 지났지만 그늘에서 자라서 뿌리가 시원치가 않다.
종이박스를 들고 마당을 걷는 옆지기.
혼자라면 힘이 들지만 같이라서 수월하다.
일단 정리를 마친 모습.
적벽돌도 옆으로 옮겼다,
적벽돌 사이의 공간은 외발수레 주차장이라서 비워놓았다는...^^*
수돗가는 점심을 먹고 오후에 정리하기로 했다.
점심은 시원한 물냉면으로 해결했다.
살얼음이 보이는 육수가 시원해서 국물까지 싹 마셨다는...^^*
오후 작업에 나서기 전에 제리를 하루 더 놀린다는 옆지기가 발바닥 털을 깍으라고 하기에
바리깡을 들고 털을 밀기 시작했다.
집중하면서 깍으려니 땀이 나서....
제리까지 둘 다 고생했다.
마당에 내려놓은 제리.
밭에 길냥이를 봤는지 계단 위에 서서 한 곳을 계속 응시하고 있다.
마로니에 나무 아래에서 뒷발차기를 시전 중인 제리.
신나게 내달리느라....
잘린 모감주나무에 줄기가 자라기 시작했다.
옛따 이거나 받아라~~~
수돗가 물이 흘러나가는 물구멍을 레미탈로 막은 곳이 말랐는지 확인하고...
거의 다 건조가 된 것 같은데 24시간이 지나야 한단다.
수돗가에서 자라는 비비추와 원추리를 싹 걷어낼 생각을 하니 오후에도 힘이 드는 작업이 예상된다.
마당과 밭을 한 바퀴 돌고 온 제리가 수돗가에 길게 엎드렸다.
"아빠야! 물 졸 틀어주라요~~"
제리는 물통에 물을 받으니 홀딱 안으로 뛰어든다.
호미로 원추리부터 캐내기 시작했다.
신선놀이 중인 제리는 물통에 길게 엎드려서 더위를 피한다.
밭에 옮겨심으려고 바구니에 차곡차곡 담으면서 작업 중인 모습.
땅이 부드러워서 캐내기는 수월하다.
항아리도 걷어냈는데, 역시나 개미들이 집을 지어서 알까지 ....-.-::
비비추를 캐내고 이번에는 원추리 차례.
물통에서 시원하게 몸을 식힌 제리는 다시 마당으로 내려서서 돌아다닌다.
귀 펄럭~~~
지저분한 항아리를 물로 깨끗하게 씻는 시간.
제리는 자기에게도 물을 뿌려달라면서 물줄기를 따라서 달린다.
물기를 말리느라 마당에 길게 항아리를 세워놓았다.
수돗가에서 캐낸 비비추를 밭에 옮겨심는 작업.
캐내는 것보다 심는 게 더 힘이 든다.
제리는 명자나무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돌아다닌다.
소나무 주변에 심는데 소나무 뿌리 때문에 호미질이 쉽지가 않으니....
호미질을 하도 많이 해서 오른손 새끼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수도라인에 이상이 있는지 마당에 물기가 흥건하다.
어제는 이렇지가 않았었는데....
석분과 흙의 경계가 물로 흥건하게 젖었는데 범위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얼른 수도계량기함에 가서 뚜껑을 열어서 계량기를 확인했더니 바늘이 전혀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수도라인에는 이상이 없다는 건데.....
어라! 여기도 젖었는데....
발로 밟으니 물기가 올라온다.
뭐지.
산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건가?
널어놓은 항아리가 햇살이 지나가서 그늘이 진다.
항아리를 진입로 부근으로 옮긴다는 옆지기.
비비추는 전부 밭에 심었는데...
원추리는 내일 심으려고 물통에 뿌리를 담가두었다.
항아리를 치우고 보도블럭을 깔았다.
화덕 주변도 시멘트블럭으로 다시 정비하고....
지저분하던 곳이 깨끗하게 변했다.
외발수레도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오후의 햇살이 길게 드는 소나무 밭 풍경.
내일은 머위대를 따라는 옆지기.
땅나리는 당을 내려다보면서 꽃을 피웠다.
옮겨심은 루드베키아는 몸살로 꽃과 잎이 시들어버렸는데....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어디선가 분봉한 벌들이 죽은 수양버들 줄기에 집을 만들었는데 벌을 키우는 뒷집 아저씨는 어디를 가셨는지
어제부터 인기척이 없으니....
소나무 주변으로 옮겨심은 비비추,
반송 주변에도 빙 돌아가면서 심은 비비추.
잘린 소나무 주변에 맥문동과 함께 자라라고 심었다.
원추리도 일부만 심다가 힘이 들어서 남은 건 물통에 담아두었으니....
옮겨심은 라일락과 비비추.
작은 텃밭.
구룡산도 오랜만이다.
일을 하느라 하늘을 올려다볼 시간도 없었으니...-.-::
마로니에 나무 아래에도 비비추 하나를 심어두었다.
이렇게....^^*
내일은 복합비료를 텃밭 군데군데에 뿌려주고 갈 생각이다.
작약.
단풍나무는 마로니에 나무의 그늘에 치여서 아랫 줄기는 거의 고사한 상태로 자라고 있다.
참나물과 취나물.
부지깽이나물.
남천도 키가 쑥쑥 자라고 있다.
늘어진 작약과 붓꽃.
마당으로 물이 흘러들어서 확인하려고 뒷길로 나선다.
진입로 부근에 산딸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고 있어서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냥 두고 있다.
비가 내린 것도 아닌데 뒷길 시멘트도로가 젖어있다.
뒤로 돌아서서 왔던 길을 되돌아보니...
분명히 마을 수도라인이 터진 느낌이라서 무덤 옆에 거주하시는 집을 가서 물었더니 수도가 터진 건 아니고
아마도 계곡물을 끌어들여서 사용하는 뒷집에서 커다란 물통에 담긴 물이 새서 그런 거라고 하시던데...
집으로 돌아오면서 물이 스며드는 석축 위로 올라서서 뒷집으로 올라갔더니...
우째 이런 일이.....
틀어놓은 수도호스로 물이 나오고 있었다.
여기에서 흘러나온 물이 바로 아래에 있는 우리집 마당으로 흘러들면서 젖은 모양이다.
마당을 가로질러서 수돗가로 ...
ㅋ.... 계곡물이 아니라 마을 상수도를 틀어놓으셨다.
계곡물은 우측으로 보이는 말통 옆 하수관에 꼽아두셨던데...
얼른 마을 상수도관을 잠그고 ....
아무튼 우리집에서 수도가 새는 건 아니라서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집으로 돌아간다.
좌측으로 보이는 민사장님 집.
수도가 새는 것 같아서 통화까지 했었는데...
날은 덥지만 평화로운 운학리 풍경.
바쁘게 일을 할 때면 구룡산을 올려다볼 시간도 없이 일을 한다.
들깨를 심은 것 같은데...
수도라인이 문제였다면 굴삭기를 불러야 하는데 ....
다행스럽게도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
빡세게 일을 한 저녁은 닭백숙.
저녁을 먹고 뒷집에서 인기척이 들리기에 올라가서 벌이 분봉 중인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서울 단국대병원에 인플란트 치료를 하러 가셨다가 딸래미집에서 하루를 보내고 오셨다고 하신다.
마당에 물을 잠가서 고맙다고 하시면서...
컴컴한 밤...
창고에 있는 사다리를 들고 벌이 분봉해서 집을 짓고 있는 죽은 고목으로 올라가서 벌을 유인하는데
마음처럼 쉽게 들어오지 않아서 내일 아침에 하기로 ...
이런저런 일이 많았던 하루였지만 마음 먹은대로 을 마무리했으니 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