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이용하는 당근마켓.
그동안 당근마켓에서 판매한 물건은 모두 11개였는데 오늘 옆지기가 또 하나의 주방용품을 당근마켓에서 팔아달라면서
식탁에 꺼내놓는데...
그것은 바로....휴롬착즙기.
얼른 팔아달라면서 구구절절이 내게 설명을 한다.
"사서 비트를 갈아먹으려고 딱 두 번 쓴 거야."
"봐봐~~전부 새 거잖아."
"물건 받았을 때 들어있던것도 전부 다 있어."
"설명서랑 전부 다 있고..그리고 팔면 너 다 가져."
ㅋ... 모델넘버까지 찍어서 당근에 올렸다.
이달 들어서 오늘이 제일 추운 것 같은데 춥다고 그냥 집에서 뒹굴 수는 없어서 얼른 복장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외곽산책로로 걷다가
"산으로 올라갈까?" 라고 했더니
"콜~~" 이라고 화답하는 옆지기.
외곽산책로에서 농로로 들어서서 낙엽이 깔린 산으로 들어섰다.
자주 다녀서 낙엽이 잔뜩 깔려도 알아서 길을 찾아서 걷는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농로.
나이가 들면서 복잡한 도로로 나서기 싫은 마음이 점점 늘어간다.
이렇게 나무가 우거진 숲이 좋으니 돌라갈 시간이 멀지 않은 것 같은데...
"여기 우리가 다녔던 길이야?"
"그래. 저기로 올라가면 측량점이 있었잖아."
낙엽이 깔렸지만 사람이 지나다닌 흔적이 뚜렷하게 보이는 오솔길.
아침이라서 더 추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오늘 아침에는 각 방을 쓰고 있던 옆지기가 먼저 올라온 제리를 따라서 안방 침대로 들어와서 ..
"오늘 새벽에 깨서 잠이 안 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너무 걱정이라서.."
"뭔데?"
"이런 말 하면 기분 나쁠지 모르겠는데 자기가 먼저 죽으면 운학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걱정에 잠이 안 와서."
'그냥 팔면 되지!"
"시골집이 쉽게 팔리는 것도 아니고 풀도 나무도 자라는데 그걸 팔릴 때까지 ..."
"니가 가서 예초기 돌려.." 라고는 했지만 혼자서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밭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내년 봄에 싹 잘라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더 벌리지 말고 지금 있는 상태로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었다.
봉선대 전망대와 샘터로 향하는 이정표.
요즘 하루의 일과 가운데 하나가 칸나 구근 말리기라는 ...-.-:;
안방 베란다에 가져다놓고 오전에서 오후까지 베란다 창을 약간 열어서 환기를 시키면서 구근을 햇살에 말리고 있다.
10kg 사과솨박스에 가득 찬 칸나 구근.
작은 박스에 든 칸나 구근도 엄청 많다.
구근 하나를 심은 걸로 치자면 열 배는 더 거둔 것 같은 칸나.
잘 말려서 내년 봄에 당근에 팔아야겠다.
운동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감자탕이 먹고 싶다고 했더니...
이지더원아파트 상가에 들러서 돼지 등뼈 한 벌을 사서 핏물을 쫙 빼고 압력솥에서 끓이다가 완전히 익힌 후에 ..
다시 곰솥으로 옮겨담아서 팔팔 끓이고 있는 중이다.
파도 듬뿍 잘라서 넣고..
제리는 자꾸 장난감을 물어다가 주방에 가져다놓고...
눈은 감자탕을 끓이는 곳으로 향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보통 5시면 시작되는 저녁.
오늘은 안주가 너무 푸짐해서 좋으네.
깍두기와 무생채를 곁들인 감자탕이라?
옆지기가 담가서 맛있게 먹었던 깍두기가 약간 물렁거리는 식감이지만 감칠 맛은 더욱 두드러지고, 같이 섞은 무생채는
더할 나위 없이 맛있다.
무청과 같이 담가서 그런지 깍두기가 뭐라고 그럴까...
시원한 맛이 더 나는 식감이다.
감자탕은 압력솥에 삶아서 고기가 살살 빠져나오니 먹기가 너무 편한데 고기에 베인 양념맛도 아주 좋으네.
옆지기가 감자탕을 더 담으려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옆지기가 앉았던 자리를 꿰차고 앉은 제리의 표정이 아주
생기롭다.
"우와~~ 우리 제리 감자탕이 먹고 싶구나."
평소에 먹었던 음식이 아니면 분명히 이렇게 달려들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작은 밥그릇에 물을 담아서
고기를 물이 담가서 염분과 매운 맛을 뺀다.
2차로 감자탕을 한 그릇 더 떠서 먹다가 아침에 당근마켓에 올린 휴롬이 궁금해서 봤는데..
찜은 5명이고 조회를 한 횟수는 160명이 넘어가던데 누군가가 채팅을 걸은 걸 모르고 오후를 보냈다.
2시 43분에 채팅이 있었던 걸 보지 못하고 저녁에 술을 마시다가 봤다는...-.-:;
우리 아파트 바로 옆 단지...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이 밖에서 집으로 들어가면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살기 좋은 세상 당근마켓.
판매대금은 내게 가지라고 했는데 오늘 펫버킷에서 직구로 구입한 제리 진드기약인 프론트라인의 가격이 100.55$라서
그걸로 퉁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