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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주말농사

휴가처럼 보낸 이틀.

by 또랑. 2022. 8. 18.

 목요일 아침.

 

2박 3일의 마지막 날이다.

 

어제 일찍 먼저 잠자리로 들은 덕분에 눈을 뜨니 밖이 어슴프레 밝아오는 새벽이었다.

 

문을 열고 나가서 외부 보안등과 연결된 차단기를 내리고....

 

자다가 깬 제리도 슬슬 데크로 나오려고 하다가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서니 다시 잠자리로 향한다.

 

"제리야! 아직 새벽인데.."

 

ㅋ.. 이상하게 운학리에 오면 라면 한 개가 주식이 되었다.

 

햇반 하나를 전자렌지에 돌려서 조미김과 같이 아침을 먹는다.

 

이제는 습도가 낮아졌는지 아침상에 꺼내둔 조미김이 꾸덕꾸덕하지 않고 바삭하다.

 

오늘 남은 공사를 하러 인부들이 올 거라고 했었는데 8시가 지나도 감감 무소식.

 

어젯밤에 그리도 많은 비가 쏟아졌었는데 지금 배수로로 흐르는 우수는 평소와 다름이 없이 흐른다.

 

대신에 배수로에 쌓였던 낙엽이나 검불들이 갑자기 쏟아진 비로 인해서 싹 내려갔다.

 

15년이 넘은 배수관로.

 

어제 오후에 정리한 뒷 길...

 

굴삭기가 나무 줄기를 잘라서 바닥에 내려놓아서 나뭇가지와 검불들이 시야를 가렸었는데 튀어나온 줄기를 잘라서 경사면

 

에 쌓아두었다.

 

옆 밭으로 내려오는 길은 곤죽이 되었다.

 

진흙같은 흙으로 바닥을 갈고 위에 석분으로 덮어서 발로 밟으면 푹푹 빠지는 수렁...

 

버드나무를 잘라서 경사면에 쌓아두었다.

 

공사하는 사장의 말에 따르자면 아직 마무리가 덜 되었다고 하는데 ...

 

어제 쏟아진 폭우로 인해서 머위밭 부근에는 아직도 물이 흥겅하다.

 

옆밭과의 경계인 배수로에 쌓아두었던 커다란 돌은 나중을 위해서 밭 위로 올려두었다.

 

예초기로 날리면 생선 냄새같은 비린내를 풍기는 어성초.

 

생각은 많은데 뭘 하려면 실행이 쉽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금년에 풍요로운 텃밭 생활을 만들어 주었던 작은 텃밭.

  

어제 멀쩡한 오이 두 개를 따고..

 

아침에 오이고추를 수확하려고 밭으로 내려왔다.

 

앞에서 여섯 개는 오이고추, 뒤로 여섯 개는 창양고추.

 

뒤로 보이는 청양고추.

 

ㅋ... 빨갛게 익어가는 청양고추.

 

방울토마토는 이제서 시작이다.

 

나무가 많은 집이 되었다.

 

구룡산은 운무가 흐르고 있다.

 

비가 자주 내려서 제리가 뛰어놀지도 못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게 생겼다.

 

머위도 너무 위로 자라서...

 

수돗가 비비추 군락.

 

작은 텃밭에는 엄나무, 땅두릅, 눈개승마, 토마토, 고추, 가지, 오이, 파, 오가피, 방풍나물이 자란다.

 

오이고추도 수확했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마당에 올라온 풀은 짧게 깍고...

 

방금 밭에 내려가서 수확한 오이고추와 밭에 신고 내려간 장화.

 

커다란 비닐에 하나 가득 수확했으니 집에 돌아가면 실컷 먹게 생겼다.

 

집에 가지고갈 폐기물봉투도 데크에 내놓고....

 

제리를 품에 안고 ...

 

항상 집으로 돌아갈 때는 이런 모습이다.

 

옆지기가 주장하는 계단 느티나무 옆 소나무 두 그루 절단.

 

다음에 오면 잘라줘야겠다.

 

출발하기 전에 오피넷으로 영동고속도로 제일 싼 경유를 찾으니 문막이 당첨되었다.

 

리터 당 1,785원이니 자주 주유하던 동네 주유소보다 저렴하다.

 

고일재터널로 달리면서 보이는 운학리에서 제일 멋진 전원주택.

 

집으로 올라가는 도로를 포함해서 토목공사 비용도 엄청 들었을 것 같은데 지벵서 보이는 풍경도 장난이 아닐 것 같다.

 

강림면 월현리로 접어들었다.

 

안흥리로 들어서는 삼형교 좌측은 차박이나 캠핑을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신호대기 중인 실미교에서 보이는 s-oil 안흥농협 주유소.

 

경유가 리터당 1,898원...

 

전재터널을 지나면 보이는 풍경.

 

문막휴게소에 도착해서 기름값을 확인하면서 주유기로 들어선다.

 

리터당 1,785원.

 

91,000원어치 주유하고 ...

 

ㅋ... 오늘은 제리가 뒷좌석에 가지 않고 옆지기 품에 안겨서 간다.

 

아마도 마당이나 밭이 내린 비로 젖어서 신나게 뛰어다니지 않고 가는 바람에 아직도 체력이 방전되지 않아서 그런 모양인

 

것 같다는...^^* 

 

 

어라? 양지 부근 반대 편 차선에서 여주 방향으로 경호차량들이 줄지어 달리는데 혹시 그 사람인가?

 

만약에 그 사람이라면 어제 자신이 모든 걸 잘 했다고 하던데 그냥 집에 있지 어디를 그렇게 바쁘게 가는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대단한 이야기가 나오려나 싶어서 기자회견을 시청했던 내가 바보였다.

 

기자들과의 질의답변도 그런 코믹스러운 답변은 뭐지.....

 

도리도리 얼굴을 돌리면서 무슨 정당 대변인이 하는 답변처럼 맑도 안돼는 두루뭉실한 답변만 늘어놓았다.  

 

제일 웃기는 이야기가 자기가 집값을 안정시켰고 방산수출도 큰 성과를 이뤘다고 하던데 뭘 했다고 그런 말을 씨부리는지

 

모르겠다.

 

집값 안정은 세계적으로 불황이 예상된 상태에 금리가 오르는 추세라서 그냥 둬도 집값은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되어 있었

 

고 방산수출 성공은 말해 무엇하리....

 

그 자리에 앉고는 얼마나 지났다고, 불과 100일이면 지난 시절부터 노력한 것이 지금 성과를 이루는 것인데 자신의 성과도

 

아닌 것들을 자신의 성과처럼 돌리는 두둑한 배짱과 자신감은 뭐지?

 

꼭 이런 비유가 어울리는 기자회견이었다.

 

'올 여름 너무 무더워서 국민들이 고생을 했었는데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가을이 왔습니다.' 라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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