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학리 사흘째 아침이 밝았다.
어제는 피곤모드라서 일찍 눈을 감았던 것 같은데...
내가 먼저 자는 동안에 옆지기는 tv를 시청했단다.
오늘 아침은 닭죽을 먹는다.
ㅋ.... 닭을 한 마리 가지고 와서는 이틀을 우려서 먹이는 옆지기.
찹쌀이 들어가서 그런지 은근히 맛이 깊고 쫀득인다.
우리 개색은 아침을 먼저 주지 않고 나중에 주려고 우리만 먼저 먹었더니 심통이 대단하다.
흰자위가 이리저리 돌면서 지가 먹을 걸 찾느라 바쁘다.
아침을 먹고 커피 한잔 마시는데 옆에 바짝 달라붙은 옆지기가 선반부터 먼저 달고 하루를 시작하자고 꼬드기는 바람에 작
업을 시작하려는데 폭이 좁아서 드릴을 들이댈 수가 없어서 6.5mm가 아닌 5mm, 5.5mm, 6mm로 타공을 했다.
실리콘으로 위와 아래를 도포한 후에 선반 설치를 완료했다.
바닥은 드릴링 작업으로 타일이 갈려서 지저분하다.
ㅋㅋ... 화장실에서 선반을 다는 작업을 하는데 우리 제리는 정확히 옆지기와 나의 작업반경 가운데에 앉아서 좌측으로 옆
지기가 간 창고로 주시하고 있다.
작업반장처럼 내가 선반을 설치하는 모습을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밖으로 나서니 옆지기는 창고로 들어가서 정리 중인 모양이다.
똥멍청이...
어제 보안경을 쓰고 작업을 했는데 보안경 귀걸이테가 조금 짧아서 작업을 마친 후에 귀가 아팠었는데...
귀에 거는 테를 뒤로 당기면 한 칸씩 길이가 늘어나는 걸 모르고 그냥 쓰고 작업을 했었다.
옆지기와 서로
"똥멍청이.." 를 연발하면서 아침을 시작한다.
아침에는 지붕으로 올라가서 실리콘작업을 계획 중이라서 안전화를 신고 올라간다.
새신발을 신으니 날아갈 것 같으네...^^*
지붕에서 작업할 공구를 대충 챙기느라 공구박스를 훑고..
아스팔트 슁글을 고정시키려면 지붕 위에서 슁글못을 박아야 한다.
지붕 위로 사다리를 길게 걸치고...
창고에서 정리를 하는 옆지기.
한 번도 쓰지 않은 공구가 왜 이리 많으냐고 잔소리를 시전 중이시다.
비슷하게 생긴 타카를 마당에 꺼내놓고 똑같이 생긴 걸 왜 여러 개를 샀냐면서 안 쓰려면 당근에서 팔라고 한다.
"타카 용도가 다 틀려. 422이랑 630이랑 f30은.."
"졸라 유식해. 한 번도 쓰지 않은 건데.."
"앞으로 쓸 거야."
"그래. 죽기 전에 써."
제리는 데크에서 감금된 상태인데...
박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지붕에 올라가서 아스팔트 슁글 틈새에 실리콘을 바르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에 발랐던 실리콘이 떨어진 곳도 많고 바람에 뜯겨나간 곳도 보인다.
"제리없다."
ㅋㅋ.... 제리 눈 앞을 가로 막는 방부목.
옆지기와 면회 중...
눈빛이 마당으로 나서기를 포기한 상태.
지붕 위로 올라가서 아스팔트 슁글에 외부 실리콘을 도포하고 헤라로 마무리를 했다.
아스팔트 슁글 처마 기울기가 약간 부족해서 지붕 앞 부분만 처마로 물이 타고 들어와서 누수가 생기는 바람에 앞 부분만
집중해서 보수를 마쳤다.
적벽돌은 기울기를 주려고 아스팔트 슁글을 누르는 용도로 사용한다.
지붕 위로 오르니 풍경은 달라진다.
구룡산 능선과 된불떼기산의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때를 맞춰서 뒷집 부부가 뒷 길을 지나면서 반갑게 인사를 건네신다.
밭도 시원하게 내려다보이고..
가끔 외국영화를 보면 지붕 위에 의자를 올려서 앉아있던데 ....
그런 풍경도 좋을 것 같다.
비가 내린 후에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옆지기는 청소기도 분해해서 깨끗하게 세척해서 데크 난간에 올려두었다.
점심을 먹으러 들어가는 중.
안전화가 장화보다는 편하다는 ...
걱정 마라...
밥만 먹고 얼른 나올 거니..
가끔 드는 생각은.... 사람이 아니라 공구가 일을 한다.
제리는 점심을 주었더니 먹으라고 하기를 기다린다.
달걀 프라이 반 개와 당근 ,양배추, 사료 조금.
"제리..먹어."
ㅋ... 여우같은 놈이 달걀 프라이만 골라서 먹고 사료는 밥그릇에 그대로 남겼다.
오늘 점심은 참나물과 취나물을 밥에 비벼서 나물비빔밥을 만들어서 먹는다.
참기름을 두르고...
이렇게 맛이 있는데 ..
코를 박고 먹느라....
점심을 먹고 난 후에 옆지기가 은근히 집으로 가고 싶은 표정이다.
집에 가고 싶으냐고 물으니 ....
그래서 2박 3일만 하고 집으로 떠난다.
자라는 고추를 가리던 눈개승마 줄기를 잘라냈다.
비가 내리지 않지만 머위는 기세가 대단하다.
지주대를 타고 오르는 오이.
끈으로 묶어주었다,
오이가 달리기 시작했다.
대추토마토도 열매가 달렸다.
농작물처럼 자라는 화살나무.
고추도 달리기 시작했고...
ㅋ... 삼동파와 달래는 관심도 없다.
아무튼 나무가 많아서 밭이 복잡하다.
참죽나무도 점점 커지던데...
소나무는 키를 제일 낮춘 상태로 키우려고 강전정을 하고 있다.
마로니에도 아래는 전정을 하고 싶은데 옆집 시야를 가리려고 그냥 키운다.
잡초는 다음에 오면 얼마나 자라 있으려는지...
옆지기는 얼른 집에 가려고 바쁘게 정리하느라 ....
그래도 내게 빨리 가자고 보채지는 않는다.
컨테이너를 옮기려는 장소.
느티나무와 소나무 두어 그루는 잘라야 컨테이너가 들어간다.
다음에 오면 마당에 풀이 올라올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밭에 너무 많은 나무가 자란다.
엄나무와 두릅이 없으면 조금 환할 것 같은데.....
우거진 밭이라서 좋은 점이 많기는 하다.
밭에 풀이 없으니 위안을 받는다.
옆 밭에는 풀약을 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집으로 출발..
오늘은 파프리카를 산다고 황둔 방향으로 달린다.
현금이 없어서 계좌이체를 하느라...
바로 앞 김현진 토속된장은 장사를 하지 않는 것 같다.
신선한 파프리카 한 봉지를 들고 ..
북수원 부근에서 차가 막혀서 북수원ic로 빠져나와서 집으로 달렸다.
지난번 운학리에서 당근에 올린 태서난로를 사고 싶다는 사람이 어젯밤 채팅을 걸었는데 ..
오늘 집으로 오면서 차에 싣고 달린다.
옆지기는 그냥 주라는데 ..
희한하게도 운학리에 있을 때 산다는 채팅이 들어왔으니 망정이지 집으로 돌아왔는데 채팅이 걸렸더라면......
저녁 마무리는 치킨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