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봄이 왔으니 이제 운학리로 간다.
원래는 지난주부터 운학리를 갔어야 했는데 5월 연휴와 가는 날을 맞추려다 보니 부득이 지난주에는 가지 못했다.
아침은 누룽지를 끓여서 대충 해결하고 집을 나선 시간이 7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ㅋ... 영동고속도로에 올라서자마자 줄을 잘못 서는 바람에 교통사고가 난 1.2차선 광교터널로 진입했다.
우측 3.4차선 터널은 멀쩡하게 달리던데... -.-:;
교통사고가 나면 레카차는 어떻게 연락을 받고 달려오는지 삼중추돌 사고 차량들이 서 있는 터널로 7대나 달려와서 진을 치고 있다.
이후로는 호법에서 잠시 막히다가 신림ic 까지는 막힘없이 달려서 운학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서 차단봉에 걸린 쇠줄을 풀러 가는 옆지기.
주천농협에서 배달한 퇴비 삼십 포가 차단봉 옆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수도계량기를 열어서 수도꼭지를 돌리고 있는 옆지기
다행스럽게도 금년에는 작년과 같은 대형사고는 없었다.
사연이 많은 퇴비 삼십 포.
금년부터는 면사무소에서 퇴비를 신청받는다기에 30포가 필요하다고 퇴비신청서를 작성해서 면사무소 산업계 직원에게 팩스로 보냈었다.
잊고 있었다가 지난 3월 초순에 퇴비를 배달한다기에 차단봉 옆에 쌓아놓으라고 했었는데 마을사람들은 신청했던 퇴비보다 많이 부족하게
받은 것 같았다.
아랫집 아주머니도 퇴비를 어떻게 받았냐고 묻더니 또 다른 분도 저녁에 전화해서 퇴비를 어떻게 신청해서 받았냐고 ...
농사는 짓지도 않고 나무만 잔뜩 심어놓은 걸 아는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퇴비를 많이 받았나 무척 궁금했었나 본데...^^*
진입로에서 자라는 조팝나무에는 작은 꽃망울이 다닥다닥 달렸다.
진입로에서 자라는 단풍나무 아래에는 산마늘이 벌써 새 싹을 올렸다.
잎이 제법 자라서 뜯어서 먹어도 될 정도.
개나리도 노란 꽃이 활짝 피었고
옆지기는 계량기를 덮었던 방수포를 끌고 온다.
대~박~~
작년에 산마늘 모종을 심고는 뿌리가 잘 내리지 못했는지 잎이 누렇게 변해서 걱정을 했었는데 금년에는 이렇게 살아서 잎을 내밀었다.
고기를 싸서 먹으면 마늘 냄새와 맛이 나는 아주 좋은 쌈채소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옆지기가 아주 좋아한다.
겨우내 잠가두었던 부동전을 열었더니 물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작년의 고생담이 눈 앞을 스친다.
부동전이 동파되는 바람에 작년 1년동안의 수도요금으로 무려 109만원이나 내게 생겼으니....
수돗가 단풍나무 아래에도 원추리가 잎을 내밀고 있다.
씨앗이 떨어져서 무리를 지어서 자라는 원추리들...
김장을 해서 김칫독을 묻었던 자리도 겨우내 멀쩡하게 보냈고
조금 걱정스러운 건 칸나가 월동했던 자리였는데....
비닐로 덮고 비닐 위를 테이프로 붙였었는데 붙여두었던 곳이 열려있어서 칸나 구근이 혹시라도 얼지는 않았을까 걱정이다.
봄이라고 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겨울을 보낸 솔부추
매실나무도 전정을 좀 해줘야 하는데...
매실나무 꽃망울이 금방이라서 터질 기세였다.
흐느적거리면서 자라는 소나무
마당으로 오르는 계단에는 돌단풍이 보인다.
구지뽕나무...
뿌리에서 새로 올라온 작은 묘목들이 여기저기에서 난리도 아니게 자라고 있다.
밭 제일 아래에서 자라는 소나무 삼 형제
석축 사이사이에 운학계곡 바위 틈에서 캔 돌단풍이 번져서 아주 잘 자라고 있다.
작년 월동준비를 하면서 냉장고를 싹 비웠었는데 봄이라 다시 냉장고를 채웠다.
황둔하나로마트에서 소주, 맥주, 생수를 한 박스씩 사온 것을 창고로 옮기고 아랫집에 인사를 드리러 옆지기와 다녀왔다.
여기저기 자라는 냉이.
간단하게 커피 한잔 마시고
ㅋ... 옆지기가 좋아하는 산마늘을 심으려고 종근을 구입했다.
5년생 종근으로 100주에 5만원.
마당에 빨랫줄을 걸고 이불을 널어놓았다.
너무나 궁금했던 석산(꽃무릇)이 월동 중인 작은 비닐하우스
습기가 차서 물이 흐르는데 민들레에는 노란 꽃이 피었다.
자목련도 꽃망울이 금방 터질 기세인데 2주 후에 다시 오면 꽃을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박태기나무에도 분홍색 꽃망울이 보인다.
매룬님이 선물로 주신 국방색 조끼를 입고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중
자세가 나오나?
ㅋ... 호미를 들고
옆지기가 방을 청소하는 동안에 퇴비를 밭으로 옮기려고 외발수레를 창고에서 꺼냈다.
20kg이 나가는 퇴비 3포 수레에 실어서 밭으로 옮기는 중이다.
바퀴에 바람이 빠져서 밀고 다니기가 힘들다는...
퇴비포대를 쌓으려고 대리석 돌판으로 자리를 만들고 있다.
대리석 돌판을 차에 옮기느라 금요일 밤에 옆지기와 생쑈를 했었다.
밀카로 밀고 가던 옆지기가 결국 하나는 깨트려 먹었고...
돌판 위에 퇴비를 차곡차곡 쌓았다.
잘 쌓아야 무너지지 않는데...
청소를 하던 옆지기가 도와주러 나와서 외발수레를 끌고 간다.
옆지기가 앞에서 끌어주니 4포를 실을 수 있었다.
ㅋ... 옆지기가 힘에 무척 세서 20k 퇴비를 번쩍 들어서 올리고 있다.
예쁘게 쌓아놓은 퇴비 30포.... 배가 부르다.
일을 마치고 후진으로 올라가는 외발수레
마당에는 겨우내 묵은 먼지를 털어내느라 내놓은 모자들로 복잡하다.
'어설픈 주말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에 만난 겨울. (0) | 2014.04.06 |
---|---|
산마늘 (0) | 2014.04.06 |
가자 ! 평창강으로 .... (0) | 2014.03.02 |
월동준비를 마친 운학리 (0) | 2013.11.23 |
비가 내리던 저녁 (0) | 2013.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