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4개월을 보내고 2013년을 맞이해서 처음으로 달려가는 운학리.
산간지방에는 토요일 늦은 밤부터 눈이 내릴 거라는 일기예보 때문에 운학리로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이번에 가지 않으면 다음 주에는 옆지기
와 어디를 다녀올 계획이라서 4월 13일이나 되어야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내린다고 해도....그냥 가자.
황둔하나로마트로 먹거리를 사러 간 옆지기를 기다는 중인데 황둔농협 농자재창고에서는 지게차가 비료푸대를 트럭에 싣느라 바쁘다.
두학교를 지나면서 보이는 풍경
점점 가까워지는 운학리
2012년 겨울은 너무 추웠다고 하는데 혹시 동파가 된 곳은 없는지 가슴이 콩닥콩닥......
차단봉에 걸린 쇠줄을 풀고 마당으로 들어서서 차를 세운 후에 옆지기는 아랫집과 윗집으로 먹거리를 드리러 간 사이에 차에서 짐을 내리고
잠시 마당을 둘러보았는데 ....
마당 수돗가 주변으로 물이 흐른 흔적이 있고 수도꼭지에서는 물이 졸졸졸 흐르고 있다.
수돗가 아래 석축으로도 물이 흐른 흔적
태양광 정원등은 바람에 넘어졌는지 아니면 산짐승이 내려와서 그랬는지 뒤로 넘어져서 편히 쉬고 있다.
에~휴~~ 정말 환장하겠네.
겨울을 잘 보낸 소나무를 보니 반가운데
다시 여기를 보면 눈 앞이 캄캄하다.
물이 얼마나 많이 흘렀는지 밭이 엉망이다.
옆지기가 알면 뒤로 넘어질 것 같은데...
난감해서 문도 열지 않고 그냥 데크에서 ...-.-:;
추운 지방에서는 겨울을 보낼 수 없다는 꽃무릇(석산)을 덮었던 비닐은 작년 겨울에 덮었던 그대로였는데 동파된 수도 부동전 때문에 꽃무릇
이 잘 살았는지 가서 볼 생각도 없다.
뒷집에서 주었다는 부활절 삶은 달걀.
옆지기는 아랫집 아저씨의 비닐하우스에서 고추모종에 덮었던 보온덮개 벗기는 작업을 도와주고 있다.
대형사고가 난 줄도 모르고...
잘 자란 고추모종.
금년에도 작년 수준의 고추농사를 지으신다고 하시던데....
벌써 이랑과 고랑이 완성된 밭에서 이제서야 봄이 왔씀을 실감나게 한다.
옆지기에게 부동전이 동파되서 물이 많이 새서 마당과 밭으로 흘렀다고 했더니 월동준비를 어떻게 해서 그랬냐고...-.-;;
아무리 생각해도 부동전이 동파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는데 어째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난감하다.
부동전 위에서 얼었던 물이 부동전 아래까지 얼리는 바람에 수도관과 연결된 부위가 얼어서 터진 것 같은데....
그렇다면 부동전을 잠그면 물이 빠져야 하는데 물이 빠지는 구멍이 막혀서 추위에 부동전 위에서부터 얼었나?
땅속에 있는 부동전이 얼어서 터질 정도면 근래에 보기 드믄 추운 겨울을 보냈다는 이야기인데....
옆지기가 겨우내 묵은 먼지를 털어내는 청소를 하는 동안에 차를 몰고 주천 영서건재로 달렸다.
부동전과 수도꼭지, 테프론테이프가 25,000원
일광욕을 시키느라 데크에 널린 이불과 옷가지들
땅을 팔 생각을 하니 ...
눈앞이 캄캄하다.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으니
12시가 가까운 시간에 점심으로 먹은 빵과 부활절 삶은 달걀 그리고 따듯한 커피 한잔
2007년에 공사를 했던 사람에게 전화를 했더니 대략 60cm정도만 파면 부동전 아랫 부분이 나오는데 거기에 새로 산 부동전을 연결하면 된다
기에 간단하게 생각하고 시작한 땅파기
땅을 파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물에 젖은 장갑을 끼고 물기가 있는 커다란 돌을 들어내는 게 ...에휴
아랫배에 힘을 잔뜩 주고는 으라차차...
미끄러워서 들었다가 놓기를 여러 차례.
구덩이를 좁게 파는 바람에 자세도 나오지 않고....이런 된장.
구덩이에서 나온 돌덩이.... 무겁다.
60cm만 파면 된다고 했는데
이제서야 부동전 끝이 보인다.
머리를 숙이고 굴을 파고 있는 모습
부동전 동파된 부위를 보니 제일 아랫부분, 엑셀호스와 연결된 부분이 동파로 떨어져 나갔다.
그래서 부동전을 위에서 누르면 떨어진 수도관과 연결돼서 물이 나오다가 손을 떼면 물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머리를 굴려봐도 어떻게 연결을 시켰는지 답이 나오지 않아서 동네 공사를 하시는 민사장님께 연락해서 동파된 부위를 좀 봐달라고 했더니
와서 보고는 필요한 연결부속과 부동전도 150cm로 바꿔오라기에 다시 차를 몰고 주천으로 달렸다.
연결부속을 구입하고 부동전도 150cm로 바꾼 후에 집으로 달려오던 중....
주천에 있는 회전교차로에서 뭔 생각을 했었는지 운학리 방향이 아닌 금마리 방향(주천묵집)으로 차를 몰고 약 3km를 달리다가 정신을 차리
고 다시 회전교차로까지 돌아와서 운학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귀신에 홀린 것 같다.
달리다 보니 처음 보는 풍경이기에 아니 언제 이렇게 집들이 들어섰지? 풍경도 많이 바뀌었네.... 도로 이정표를 보니 금마리란다.
회전교차로에서 12시 방향으로 갔어야 하는데 너무 돌아서 9시 방향으로 달렸다는...-.-:;
부동전을 사오면 엑셀관에 연결만 하면 된다면서 관을 조이는 공구를 놓고 가셨는데 아무리 만져도 뭘로 조이는지 알 수가 없어서 연락을 드
렸더니 다시 온 민사장님.
먼저 있던 부동전을 빼고 설치해야 하는데 수돗가에 만든 시멘트를 깨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에 자르기로 했다.
혹시라도 부동전이 고장날 것에 대비해서 시멘트 바깥으로 부동전을 설치했다.
2007년부터 수도계량기는 잠그지 않고 부동전만 잠그고 월동을 했었는데 작년에는 너무 추워서 동네 여러 집이 동파되는 피해를 봤다고 한다.
진작부터 수도계량기를 잠그고 다녔으면 이런 불상사를 맞이하지는 않았을 텐데....
파헤친 땅을 다시 메우고 옆지기는 주변 청소하는 중
작업했던 삽에 묻은 진흙을 물로 씻어내는 옆지기.
지금 시간이 오후 4시...-.-:;
운학리에 오지 않았다면, 지금 흘러나온 물도 장난이 아닌데 2주 동안 물이 흘렀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라는....
'어설픈 주말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심란해지는 마음 (0) | 2013.03.31 |
---|---|
변함없는 주변 풍경 (0) | 2013.03.31 |
수도가 얼었다? (0) | 2012.11.19 |
꽃무릇 월동준비와 갈빗살 구이 (0) | 2012.11.18 |
힐링하러 왔으니 푸~욱 쉬자. (0) | 2012.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