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로 구입한 등산화를 신고 관악산을 오르면서 접지력이 좋고 발은 편한지를 시험하는 날이다.
관악산을 오르는 코스는 과천 중소기업청 옆으로 나있는 쪽문을 지나서 용운암으로 국기봉을 오르려고 했는데 도착해서
쪽문을 보니 문이 닫혀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 붙어있는 안내장에는 <길 건너 밤나무길로 가세요. 하산길은 없음>>
하산길은 없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무슨 말인가? 하면서 길을 건넜는데..... 나중에 그 말의 뜻을 알았다.
오르는 길이 너무 가파라서 오를 수는 있지만 내려올 수는 없다는.....
국군지휘통신사령부로 오르는 길에는 밤나무길이라는 표지판도 보인다.
밤나무와 잣나무를 양 옆으로 두고 길을 걸었다.
처음에 예상했던 등산로가 아니니 대충 길을 찾아서 가야 하는데 군부대 정문을 지나서 철조망을 따라서 계속 들어가니
길이 없는데 우측으로 보이는 무너진 철망으로 길이 보인다.
그런데 우리 앞으로 산을 오르는 등산객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조금 심상치 않은데........
폭이 아주 좁은 길을 꾸불꾸불 오르락내리락 걸었더니 계곡이 보인다.
계곡을 가로질러서 가파른 바위를 계속 타고 올랐는데
잠시 쉬면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관악산 등산로 가운데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좌측으로 바라산과 백운산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모락산이 보인다.
커다란 바위에 앉아 쉬면서 우측 산등성이로 나있는 우리가 올라온 길을 보았다.
올라오면서 아무리 찾아도 이정표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길이 제대로 나있지 않은 것을 보면 정상적인 등산로는 아닌 것 같은데 길은 바위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산을 오르면서 보면 이상하게 생긴 바위들도 참 많이 보인다. 밀면 떨어질 것 같이 아슬아슬하게 서있다.
딱히 뭐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아무튼 이상하게 생겼다.
오늘 관악산 산행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암벽구간이었는데 뒤로는 낭떠러지이고 경사도가 얼마나 가파르던지
처음 탁 보는 순간 오금이 저리고 누가 뒤에서 당길 것 같고 미끄러져서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앞선다.
돌아서 올라가려고 좌우를 둘러보아도 길은 하나밖에 없으니 눈을 딱 감고 그냥 오를 수 밖에 없었다.
암벽을 오르고 난 후에 내려다 보니 도저히 이 길로 하산을 할 수는 없으니 중소기업청 쪽문에 그런 안내장을 붙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예전에 신고 다니던 등산화로 오르기는 무리였을지 몰라도 새로 산 등산화는 릿지엣지용으로
신을 수 있다더니 미끄러짐도 없고 접지력도 훌륭하고 발도 편했다..
가파른 암벽을 오르고 평촌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찍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국기봉으로 오르는 길이 여기가 아니면 없어서 할 수 없이 올랐지만 내려다 보니 로프가 없이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생각
이 든다.
우리의 목적지는 뒤로 보이는 저 바위인데 올려다 보니 저렇게 험한 바위를 어떻게 올라가나 걱정이 앞선다.
잠시 쉬며 삶은 계란과 오렌지 그리고 커피를 한 잔하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계속 가파르게 이어지는 바위를 오르고
힘이 들어 바위에 앉아서 우리가 올라온 길을 내려다 보는데 저 아래로 우리가 지나온 넓은 바위가 보인다.
힘든 산행을 하는 이유는 산 아래로 보이는 이런 풍경들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가파른 암벽을 오르고
여기는 다른 등산로와 합쳐지는 곳인데 멀쩡한 소나무의 껍질이 벗겨져 있다.
등산객들이 지나면서 잡고 다녀서 이렇게 헐벗은 것 같다.
여기에서 조금 더 오르면 우측의 육봉능선을 넘어온 등산객들과 만나서 국기봉으로 향하는데 그 길도 오르면서 보니 가파
르기는 마찬가지였다.
드디어 국기봉 정상.
여기가 6봉능선의 6봉인 것 같은데 에구 힘들어서 죽는 줄 알았다.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한 입 베어 물었다.
멀리 연주대 방향으로 통신시설이 보인다.
국기봉 안내판 앞에서 사진을 한 장 찍는데 옆지기가 같이 근무하다 다른 곳으로 갔다는 직장 동료를 만났다.
이렇게 우연히 만나니 죄를 짖고는 못산다. 직장동료라는 분과 인사를 나누고 하산할 준비를 하는데
내려가는 길도 가파르고
안양을 뒤로 하고
무너미고개로 가는 팔봉능선
우리는 국기봉에서 관양동 현대아파트로 내려가기로 하고
바위 사이를 지나고
여기에 앉아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캠프라인 블랙스톰2 등산화는 신어 보니 역시 좋은 등산화 같다.
현대아파트는 2.5키로 남았다.
예전에 신고 다니던 등산화는 미끄러워서 잘 넘어졌는데 바위에 흙이 있는 곳을 밟아도 미끄러짐이 전혀 없었다.
뿌리가 바위 안에 있는 소나무가 잘자라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도 어김없이 돌을 하나 올리고 소원을 빌었다.
지금부터는 흙으로 된 푹신푹신한 길이 이어진다.
소나무 길을 지나면서
노란 생강나무의 꽃이 보인다.
멀리서 보면 산수유와 비슷한데 생강나무는 줄기가 매끈하고 산수유는 줄기가 조금 너덜거리고 결정적으로 생강나무는
줄기를 꺽어서 냄새를 맡으면 생강냄새가 난다.
옆지기가 생강나무 줄기를 꺽어서 냄새를 맡더니 생강냄새가 난다고 한다.
등산로도 아닌 길로 관악산 국기봉을 오르려고 했으니 힘이 배는 들었지만 즐거운 산행이었다.
이런 �경을 보면 가던 길을 멈추고 보게 된다.
멀리 소나무를 심어 놓은 모습을 보니 이번 토요일 운학리에 가서 나무를 심을 일이 떠오른다.
잘 키우지도 못하면서 욕심은 많아서 묘목을 잔뜩 주문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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