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이 몸이 좀 불편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영월에 다녀오는 날에 안양중앙시장에 들러 잣을 사와서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옆지기가 잣죽을 만들고 있다.

 

잘할 수 있을까?

 

전날 딸래미에게 인터넷에서 잣죽 만드는 법을 인쇄해 놓고 거기에 맞춰서 잣죽을 해놓고 나에게 한번

 

먹어보라고 내놓는데 맛이 걸죽하니 일반 죽집에서 파는 죽보다 잣의 향기가 강한 게 아주 먹을만 하다

 

일요일이라 장모님이 교회에 가기 전에 도착해야 된다고 일찍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면서 경비실 재활용품 두는 곳을 보니 커다란 벽시계와 침대 매트리스가 벽에 서있다.

 

쓸만한 물건들이 자주 나와 있는데 그럴 때마다 화물차라도 한 대 있으면 영월에 가져갔으면 했었다.

 

새 거와 다름없었던 가죽쇼파. 아마도 새로 이사하면서 쇼파를 구입하고 그 전에 쓰던 것을  밖에 내놓

 

았던 것 같았는데...

 

독립문에 도착해서 장모님이 죽 드시는 것을 보면서 요 며칠 사이에 식사를 제대로 못하셔서 몸이 안좋

 

아 보인다. 우리 딸래미 어렸을 때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 돌봐 주시느라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빨리 몸

 

이 회복되시기를 기원한다.

 

죽을 다 드시는 것을 보고 옆지기와 다시 집으로 향했다.

 

""장모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야 됩니다.""

 

 

시청 앞에 분수대에는 시원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휴일날 아침이라 그런지 차가 별로 없어서 사당을 통해서 남태령을 지나 과천으로 오면서 그래 백운

 

호수로 해서 집에 가자고 의견일치를 보고 인덕원을 지나 백운호수로 들어섰다.

 

 

오랜만에 와보니 어느새 생태공원을 조성해 놓았다.

 

 

강아지풀이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름이 생소하다.

 

 

백운호수 풍경. 

 

나에게는 무지하게 안좋았던 추억이 스며있는 곳이다.

 

예전에 직장 동료들과 회식자리에 그러니까 4년 전인 한 여름 뙤약볕에 시원한 음식점에서 토요일

 

대낮부터 술을 먹고 죽자. 먹고 죽자며 퍼 마시고 옆지기가 서울에서 여기까지 차로 나를 태우려고

 

왔는데 구두를 신다가 앞으로 엎어져서 왼쪽 귓볼이 벽 기둥에 부딪쳐 쭉 찢어져 평촌의 한림대병원

 

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집근처인 서대문의 삼성병원에서 찢어진 귓볼을 열두바늘 꿔멘 적이 있었다.

 

그후에 의왕으로 이사를 왔었고 지금도 호수변에 있는 그집을 지날 때면 옆지기의 원성이 대단했다.

 

 

잔잔한 호수에 산그림자가 길게 드리워 있어서 평화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백운호수 주변으로는 음식점과 라이브 카페가 요즘에 부쩍 늘어나고 있다.

 

가수 최진희가 운영하는 카페도 새로 오픈을 했던데 팬 사인회를 한다고 현수막이 걸려있다.

 

 

옆지기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호수를 물끄러미 내려다 보고있다.

 

 

둘이 벤치에 앉아서 디카로 한참을 장난을 하면서 웃고 놀았는데 디카 장난질..음

 

스트레스가 확 풀리도록 웃고 장난을 치다가 찍어놓은 사진을 보고 또 웃고 ..

 

니가 못 나왔네 내가 잘 나왔네 낄낄거리고

 

옆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저것들 정신 나갔나 하지 않았을까나..   후~후~후~후

 

 

차로 집에서는 10분 거리에 있으니 밖에 다니다 집에 올 때는 일부러 들렸다가 올 수 있어서 좋다.

 

 

생태공원 벤치에 앉아서

 

 

"행복을 굽는 마을"

 

아파트 상가에 있는 빵가게 이름이다. 가끔 아침 일찍 나서다 보면 막 구어낸 빵굽는 냄새가 그렇게

 

고소하게 날수가 없다. 이럴 때는 코가 참 행복하다.

 

집으로 들어오면서 배달받은 우유가  밀려있다고 오븐에서 막 구워놓은 식빵을 큰놈 하나사서  집으

 

로 향했다.

 

밥보다 빵을 더 좋아하는 우리 빵순이 옆지기가 식빵을 사고는 낼름 차에 올라 타더니 한마디 한다.

 

""박기사.  운~전~해.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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