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이 맞기는 맞는 모양이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에 땀을 뻘뻘흘리며 죽을 둥 살 둥 낫질에 예초기 돌리고 풀을 뽑았더니 고생 끝

 

에 낙이 온다고 정말 거두어 들일 것이 제법 보인다. 땅콩,고추,고구마,야콘.... 세 식구가 먹기에는 많으

 

니 천상 나눠 먹어야 한다는 말씀인데 나누어 주면 농작물을 받은 사람들이 우리가 힘들여 농사지은 귀

 

중함을 알지 못하니 그게 아쉽다.

 

 

야콘은 무서리가 내릴 때 캐야 되니 아직 캘 시기가 되지 않아서 지켜보고 있다..

 

11월이면 해바라기같이 생긴 야콘꽃이 피어 나니 그 때를 기다리고 있다.

 

 

청양고추는 병도 없고 붉은고추가 유난히 많이 달렸다. 여태까지는 조금밖에 안 달려서 조금씩 땄는데

 

오늘은 이 놈들이 이상하다. 왜 이렇게 많이 달렸지? 다른 때보다 붉은 고추가 두~세 배는 더 달렸다.

 

 

땅콩은 오늘 일부만이라도 캐서 데크에 걸어서 말려야 한다.

 

 

고구마는 네 줄기만 캤다. 일일이 삽으로 조심스럽게 캐야 하니 힘이 배로 든다.

 

 

아래에 있는 고추밭에는 탄저병이 왔는지 갈수록 양이 줄고 있다. 그렇지만 농약을 치지 않고 그만큼을

 

거두었으니 그만하면 성공이다.여름에는 풋고추를 따서 먹고 가을이면 고추가루를 만들어 먹으니.....

 

 

땅콩줄기 하나에 이렇게 많은 땅콩이 달렸다.

 

 

청양고추를 따는데 눈과 코가 맵기 시작한다.

 

 

고구마는 줄기 네 개를 캤는데 양이 제법 많고 이번에는 살살 파서 잘려진 고구마가 하나도 없었다.

 

마당에 있는 돌탁자에 올려서 물기를 말리고 있다.

 

 

오후 세 시.

 

점심을 자장면으로 간단하게 떼웠더니 허기가 져서 의자에 올려놓았던 빵과 우유로 허기를 달랬다.

  

 

옆지기가 없으니 먹는 것도 부실하고.. 에~휴 오늘 같은 때는 잔치국수가 먹고 싶은데.......

 

담배나 한 대 피우고 자빠져 있는 소나무나 바로 세워야겠다.

 

 

잘 마르라고 삼태기를 치우고 넓게 펼쳐놓았다. 

 

 

어디서 집을 짓기 위해서 토목공사를 하는지 멀리 내려다보이는 마을 길로 덤프가 바쁘게 돌아다닌다.

 

운학리에는 여기저기서 집을 짓느라 덤프트럭도 많이 다니고 엔진톱이 돌아가는 소리, 망치질 소리가

 

한가로운 마을에 울려퍼지고 있다.

 

 

이제 새참도 먹었으니 삽질을 해서 이렇게 누운 소나무를 바로 세워야 하는데..

 

토목공사를 하면서 굴삭기로 대충 옮겨심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점점 밑으로 눕더라는.....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자고 싶다더니 이 놈도 자고 싶은지 코를 땅에 박고 누워있다. 

 

 

삽으로 땅을 파서 누웠던 소나무를 바로 세우고 겨울에는 북서풍이 강하게 부니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도록 돌로 뒤를 꽉 눌러놓았다.  소나무를 언제 바로 세우나 했는데 세우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하다.

 

에~구 .. 에~구 옆지기도 없이 혼자 하려니 흥도 나지 않고 힘도 배로 든다.

 

이제 좀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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