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졸다 자다를 반복하다 보니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어둑어둑해지는데 아직도 근처 밭에는 마

 

을 분들이 약을 치고 풀을 메고 있다. 운학리에서는 처음으로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려니 일을 하고

 

계신데 불을 피우기가 조금 뭐해서 일하시는 분들이 모두 돌아가시기를 기다렸다가 고기를 굽기 위해서

 

숯불을 피우는데 불이 잘 붙지는 않으니  하는 수 없이 번개탄에 불을 붙이고 그 위에 숯을 올려서 불을

 

붙였다.어둑해지는 하늘로 번개탄의 검은 연기가 퍼져 오른다.

 

 

번개탄에 불을 붙이고 그 위에 숯을 올리니 이제서야 숯에 불이 붙었다.

 

고기는 참나무에 불을 붙여서 구워먹으면 정말 맛이 있는데 준비가 소홀하니 그냥 ......

 

제제는 집에 들어가서 가만히 앉아있다. 

 

 

새벽부터 운학리로 달려오느라 또 물가에서 노느라 피곤했던지 움직임도 없이 말똥말똥 쳐다보고 있다.

 

계곡에서는 덥다고 배를 물에 턱 깔고 누워서 헥헥거리던데 저녁이라 그런지 날씨가 선선하니 그런대로

 

편안하게 보인다. 

 

 

불이 붙었으니 목삼겹과 새우를 불판에 올리고 굽기 시작했다.

 

오염원이 전혀 없는 여기서 밤에 고기를 구워 먹으니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먹고

 

싶다는데 .... 주위는 점점 어두워지고 하늘에는 별과 달이 보이고 아이들은 정말 엄청나게 먹는다.

 

 

입이 많아서 굽기가 바쁘게 먹어치우니 어른들이 먹을 틈이 없다. 고기를 굽는 동안에 딱 한 잔을 마셨는

 

데 고기 굽느라 진이 빠져서 술이 별로이다 .남이 구워주는 고기를 먹으며 술을 먹어야 하는데 .....쩝.

 

 

제제는 앞 발을 집 밖으로 빼고 앉아서 뭔가를 바라는 눈치로 눈만 쳐다보고 있다.

 

 

새우와 고기가 노릇노릇 익어가는데 날벌레들이 슬슬 날아든다.

 

 

마당 단풍나무에 임시로 급조해서 걸어 놓은 전구는 밤을 밝히고 있다.

 

밤이 늦으니 날벌레들이 설쳐서 남아 있는 고기를 다 구워서 방으로 들어가 먹기로 하고 ......구웠다.

 

 

남아있는 고기와 새우 그리고 소시지도 같이 구웠는데 아이들은 잘도 먹는다.

 

 

탱글탱글한 새우와

 

 

노릇노릇한 소시지.

 

그리고 아이들은 

 

 

늦은 밤에 또 맞기 고스톱이 시작되었다.(저녁)

 

 

제제도 힘이 많이 들었는지 뒷발이 쭈욱 펴졌다.

 

늦은 밤 아이들의 웃음소리만이 적막을 깨고 울려 퍼진다.

 

내일은 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는 뒷집 닭이 새벽에 울면 집으로 출발이니 일찍 등을 붙이고 누웠다.

 

그래도 다른 때에 옆지기와 둘이 왔을 때보다 늦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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