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베란다에서 자라는 화분 속의 화초들은 그냥 그대로 자라려니 했었다.

 

어떤 때는 너무 지나칠 정도로 줄기를 뻗는 바람에 잘라서 물에 담궈서 뿌리를 내서 키우기도 했었는데....

 

요즘 들어서 안방 베란다를 자주 열게 되었다.

 

모두 날씨 탓이었겠지...  

 

그런데, 얘가 이름이 호야였나?

 

줄기가 늘어져서 바닥에 닿을 정도였다.

 

닿을 정도로 길게 자란 줄기를 들고 봤더니...

 

이게 뭐지?

 

혹시 꽃?

 

니가 꽃이니?

 

안타까운 마음에 바닥에 닿았던 꽃을 들어서 잎사귀 위에 올렸다.

 

언제 꽃이 피려는지...

 

 

요즘 옆지기는 pt병을 반으로 잘라서 모으고 있다.

 

이렇게 우유병을 잘라서 물에 깨끗하게 씻어 말리느라...

 

펜트리에는 제리가 사용하거나 먹는 물건들을 쟁여 두었는데..

 

깨끗하게 말린 pt병들이 모이는 곳은 바로 펜트리.

 

펜트리문을 열었더니 제리가 먼저 안으로 들어선다.

 

지 영역이라고 그러는 것 같은데...

 

가끔 먼저 들어섰다가 문이 닫히는 바람에 나오지 못하고 안에 갇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먼저 안으로 들어서는 이유는... 

 

여기가 제리의 사료가 층층이 보관된 곳이라 그렇다.

 

제리가 췌장염을 앓고 있어서 조지방 함량이 낮은 로우펫 사료를 먹여야 하기 때문에 내년까지 먹일 사료를 보관한다. 

 

근래에 로우펫 사료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이라도 따와야 할 만큼 어려울 때가 있었다. 

 

그래서 이렇다.

 

아! 이건 버릴 pt병 윗 부분이다.

 

옆지기는 pt병의 아랫 부분만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비닐봉투에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무엇 때문에 모으는지는 나중에 보여준단다.

 

"아빠야! 검문이 끝났으면 문닫아."

 

펜트리 바로 옆에 있는 수납함도 제리가 사용하는 곳이다.

 

윗칸에는 진드기약인 프론트라인, 심장사상충약인 하트가드와 세정제, 칫솔, 치약, 간단한 간식인 육포와 과자가 있고

  

아랫칸에는 로우펫 습식캔들이 자리를 잡았다.

 

사진을 찍느라 다니는 사이에 제리는 주방 옆 세탁실로 달려가서 문을 열라고 성화다.

 

"아빠! 빨래 다 말랐어."

 

세탁실 문을 열고 보여줘야 아직 건조기가 돌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잠잠하다.

 

"제리야! 아직 안 끝났지. 10분 남았어."

 

바닥에 내려놓으면 ...

 

그러거나 말거나 빨리 건조기에서 빨래를 꺼내라고 성화다.

 

제리가 이렇게 난리를 치는 이유는 건조기에서 꺼낸 빨래에 몸을 집어넣고 사우나를 즐기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건조기의 뜨거운 온도에서 바짝 마른 빨래를 꺼내면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는데, 건조기에서 막 꺼낸 빨래 안에 들어가서

 

따듯함을 즐기는 모양이다. 

 

저녁에는 광어 서더리탕에 호박전, 소시지...

 

과한 표정으로 입맛을 다시는 우리 제리.

 

옆지기를 올려다보는 표정이 살갑다.

 

뭔가 아양을 떠는 눈빛이...

 

흰자위를 더 드러내면서....

 

광어 서더리탕을 더 담으러 주방으로 향한 옆지기.

 

2차는 거실 바닥에 상을 펴고는 시원한 맥주를 마신다.

 

ㅋ...옆지기는 이름이 뭐였더라?

 

매운탕과 찜으로 먹는 입이 큰 물고기....

 

아! 그래. 아구찜....^^*

 

아구찜이 아니라 아구채를 찾느라 김치냉장고와 냉동실을 찾는데 없단다.

 

"그때 안 산 거 아닌가?" 라고 했더니

 

"안 샀나?"

 

"안 샀으니 없겠지."

 

결국 오징어와 새우깡, 땅콩으로 2차를 보낸다.

 

"아빠야! 내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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