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무렵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지 안방 베란다 난간에 빗방울이 걸렸다.
요즘에는 새벽 5시가 지나면 가끔 눈이 떠진다.
그래도 눈을 감고 잠을 청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6시가 넘어서 눈을 뜬다.
아침에 눈을 뜨니 밖은 흐리고 비가 내린다.
오늘은 그냥 집에서 방콕을 하는 날이다.
아침은 그냥 평소와 다르게 빵으로 해결했고 점심까지 비가 내린다면 막걸리나 한잔하자고 했는데....
ㅋ.... 점심 무렵에도 밖에 비가 내린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거의 2년이 지나지 않았나?) 동물농장이라는 프로를 보게 되었다.
항상 일요일 아침이면 밖으로 운동을 나가는 바람에 전혀 볼 시간이 없었는데 비가 내리니 보게 되었다.
옆지기에게 비가 내리면 점심에 김치부침개에 갑오징어 숙회를 먹자고 했었다.
술상은 비가 내리는 풍경을 볼 수가 있도록 창가에 만들었는데....
뭐가 차려졌는지 궁금한 제리는 이리저리 다니면서 냄새를 맡느라 바쁘다.
비가 내리는 날에 막걸리 타임이라....
ㅋ... 코를 들이미는 제리.
갑오징어 숙회와 김치부침개.
청양고추와 마늘이 등장하더니....
뭐가 더 필요하다면서 주방으로 가기에 같이 일어나서 가지고 오느라 바쁘다.
비가 내리는 날에 막거리와 부침개.
옆지기가 퇴직을 하면 옆지기가 하고 싶었던 희망 가운데 하나였다.
푸짐하게 차려진 술상....
갑오징어 숙회에 마늘과 청양고추가 더해지고...
김치 겉절이와 무생채가 추가되었고...
제리는 지가 먹을 게 없으니 포기하고 무릎에 엎드렸다.
막걸리가 두 병이 넘어가고 제리는 자기가 먹을 간식이 있다고 창가로 올라서서 들이대는 중이다.
간식통 부근에 엎드려서 기다린다.
그러더니 .....
막걸리 세 병....
밖에는 비가 개이는지 조금씩 밝아지는데...
"아빠야! 이제 그만 마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