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옆지기가 퇴근하는 길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서 카메라를 들고 안방 베란다로 향했다.
장장 33년을 근무했으니 본인의 삶 가운데 거의 반 이상을 직장에서 보낸 셈이다.
본인의 업무에 충실하고 모든 업무를 배우려고 나이가 든 사람이 열심히 일을 한 흔적은 같이 근무한 동료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다.
요즘에는 선물도 카톡으로 주고 받는 시절이라서 어제 저녁에는 같이 근무하는 직장 동료들이 보낸 선물을 받고 답장을
하느라 바쁘다.
ㅋ....항상 퇴근 하던 도로에 렌즈의 포커스를 맞추고 기다린다.
카톡에는 5시 정각에 퇴근한다는 글이 올랐으니 대략 30분 후에는 지금 보이는 도로에 얼굴을 들이밀 것 같았다.
5시 30분이 지날 무렵부터 줌으로 당겨서 도로 멀리를 응시하고 있는데 신호가 여러 번이 바뀌는 동안에도 올드카가 얼
굴을 보이지 않는다.
ㅋ... 멀리서 보면 차가 작아서 딱 표시가 나는데 오늘은 안 보인다.
기다리는 동안에 잠시 ...
우측 테마파크부지로 해가 넘어가고 있다.
도로 건너 작은 공원 가로등에 불이 하나 둘 밝혀지는 시간...
항상 밝게 빛나던 별이 거실 가운데로 떠 오른다.
제리는 기다리다가 지쳐서 야옹이를 가지고 놀고 있던데...
퇴근헤서 도로에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은 지난 듯 하던데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어라! 제리는 야옹이를 두고 어디 갔지?
ㅋ... 금방 화장실을 다녀온 제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뚫어지게 바라보던 도로....
혹시 일찍 나오느라 안산 해안도로 방향으로 오는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차량이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월패드에서 흘러나온다.
"거~봐~! 아빠. 내가 안산으로 올 거라고 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