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향하는 운학리...

 

그동안 비도 많이 내리고 날씨도 무더웠으니 풀이 장난이 아닐 텐데 은근히 걱정이다.

 

토요일 출근한 옆지기를 대신해서 운학리로 가지고 갈 물건들을 챙기고 일요일 오후에 돌아올 생각이라서 청소부터 시작했다.

 

안방,거실,주방,옷방.... 딸래미는 아직도 비몽사몽 잠을 청하고 있으니 딸래미방은 그냥 패스.

 

옆지기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평촌으로 달리며 교통방송으로 고속도로상황을 들으니 북수원부터 문막까지 약 40km가 정체라고 한다.

 

평촌에서 국도로 달리면 시간이 엄청 걸릴 것이라는 생각에 그냥 북수원으로 올랐더니 교통방송의 예상과는 달리 여주ic까지는 별로 막힘이

 

없이 달렸는데 여주ic부터 문막까지 정체 중이라는 교통안내 전광판을 보고 그냥 여주ic로 빠져나와 국도로 신림까지 달렸다.

 

중간에 옆지기는 매룬님과 통화를 하느라 바빴다.

 

양지부근에서 문자를 날렸더니 금요일 일찍 매룬으로 오셨다는데 지금은 매룬을 나와서 주천에서 냉면을 드시고 안양으로 돌아갈 생각이란

 

다. 영동고속도로가 너무 막혀서 여주ic에서 국도로 빠져나왔는데 우리가 가는 방향의 교통상황도 전화로 알려주시고....  ^^*

 

 

옆지기는 저녁에 목살을 화덕에 구워서 드신다며 황둔에 있는 원앙정육점으로 향하고

 

 

원래 계획은 황둔삼거리에 있는 찐빵거리에 잠시 들러서 내고향 베트남쌀국수에서 점심으로 쌀국수와 월남쌈을 먹으려고 했었는데....^^:;

 

 

평촌에서 정확히 오후 1시에 풀발했는데 황둔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25분.....^^:;

 

지금 베트남쌀국수를 먹으면 배가 불러 저녁은 물 건너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요일 점심에 집에 가는 길에 들러서 먹으려고 그냥 지나쳤다.

 

 

운학리에 도착해서 에어컨을 켜고 편안하게 달렸던 차에서 내렸더니 숨이 콱 막힌다.

 

일기예보에 영월이 34도라더니 정말.....벌써 등줄기로 땀이 흐르고 오늘은 정말 죽었구나.^^:;

 

 

돼지감자는 웬일인지 옆으로 누웠다.

 

혹시 산짐승들이 다녀갔나 싶어서 둘러보았더니 산짐승은 아니고 미련스럽게도 높게 자란 키를 감당하지 못해서 옆으로 누운 것 같다.

   

 

마당 단풍나무 위에는 날갯짓도 힘들어 보이는 잠자리들이 잠시 앉아서 쉬고 있다.

 

 

글라디올러스에도 잠자리가 잠시 앉아서 쉬고 있는데

 

 

나는 것도 힘이 드는지 디카를 들이대도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마당에서 자라는 풀들은 거름기가 없어서 그런지 적당하게 자랐는데

 

 

마당과는 반대로 밭에서 자라는 풀들은 어찌 이리도 억세고 높게 자랐는지 

 

 

벌써 입에서 한숨이 나온다.

 

 

어차피 내가 아니면 대신할 사람도 없으니 .....황둔에서 사온 찐빵과 냉커피로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예초기를 등에 메고 밭으로 향했다.

 

어이구... 내 팔자야.

 

 

옆지기는 마당에 올라온 풀을 뽑느라

 

 

풀이 너무 자라서 잡초의 밑둥을 베기가 힘이 들어서 밑둥의 위를 자르니 진도도 늦고 먼저 길을 만들면서 자르려니 시간도 더 걸린다.

 

 

3주가 지났어도 마당의 풀은 마치 잔디처럼 보기 좋은데 .....

 

너무 힘이 들어서 데크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그림자의 모습이 마당에 길게 깔린다.

 

 

마당 석분 위로 올라온 풀들은 모두 옆지기의 몫으로 남았다.

  

 

구룡산 위로는 보름이 가까이 다가왔는지 둥그런 달이 보인다.

   

 

 석분 위로 올라온 풀들은 모두 정리하고 창고 앞과 전주 사이로 올라온 풀들도 모두 제거했다.

 

 

 해는 져서 어둡지만 환하게 비추는 달을 벗으로 삼아서 아직도 예초기를 돌리고 있다.

 

 

보름달처럼 밝은 달이 밭을 환하게 비춘다.

 

 

어두운 밤 8시.

 

대충 마치고 ...헥헥. 

 

옷이 흠뻑 젖어서 물이 흐른다.

 

오늘 갑자기 생각나는 사자성어는 삼사이생(三死二生)이라....

 

3주일 만에 운학리에 가면 풀에 치여서 죽을 정도이고 2주일 만에 가면 그래도 살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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