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 이듬 해에 옆지기와 결혼을 하고 그 다음 해에 딸래미가 태어났다.

 

그리고 93년 5월 딸래미가 한창 재롱을 부리던 그 해에 승진자들이 모여서 교육을 받던 천안 연수원에

 

서 인사발령이 있었는데 대구지역본부가 있던 대구로 발령이 났었다.

 

발령이 있고 인사부에 문의를 해 보니 본적이 경북이라는 이유로 그 쪽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던 승진

 

자는 대부분 경상도 지역으로 발령을 받았다.순환배치라는 명목과 그 쪽에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혼여행을 떠날 때 사용했던 가방에 양복과 속 내의등을 챙겨서 아무런 연고도 없었던 대구로 그렇게

 

떠났다.외지에서 발령받은 사람들이 숙소로 사용하는 32평 아파트에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 둘이서 ....

 

아마 객지에서 혼자 생활하던 이 때가 건강관리를 하지 않고 몸을 마구 굴렀던것 같다.

 

일주일에 서너 번의 술자리와 자정을 넘겨서 들어가던 숙소.... 매주 토요일 그리고 주중에 쉬는 공휴일

 

에는 어김없이 새마을호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반복적인 생활들 그리고 다시 대구로 내려가는 일요일

 

밤 11시의 기차에는 술 취한 내가 타고 있었다. 

 

내려야 할 대구역을 지나치고 부산에 한 번 밀양에 두 번....

 

부산에서는 역 앞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한 그릇 말아서 먹고 첫 기차를 타고 다시 대구로 왔고 밀

 

양에서는 택시를 타고 대구로...벌써 14년 전의 일이다.

 

아마 그 때부터 혈압과 당뇨가 조금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삼년 전. 치과에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혈압과 당뇨가 조금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 년에 한 번 회사에서 받는 건강검진에도 혈압과 당뇨가 조금은 있다고 들었다. 그 때마다 재검진을 받

 

았고 물론 큰 이상은 없다는 통보를 받았었는데 치과에서 치료를 받으면서부터 혈압과 당뇨약을 복용하

 

기 시작했었다. 

 

 

오늘은 사무실 근처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받아서 두 달치 약을 지어왔다. 약값은 옆지기의 복

 

지카드로 계산을 했는데 문자메세지가 날아갔는지 전화를 해서"약값이 이 달에는 작게 나왔네."한다.

 

"의사가 약을 하나 뺀다고 하더라"고 했더니 "그 거 좋은거야"하고 묻는다.

 

약이 줄면 좋은거지. 아무튼 가난한 집에 제사 돌아오듯이 두 달이 후딱 지나간다.

 

그런데 이상하다. 약을 두 달치 받아오면 왜 부자가 된 느낌인지 나도 모르겠다. 

 

 

약국에서 약을 받아서 점심을 약국 근처 식당에서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담배를 두 갑 샀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데 꽉 찬 담배갑을 보면 또 부자가 된 느낌이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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