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서피랑마을과 용화찜.(2023.2.14)

또랑. 2023. 2. 21. 14:15

 거제에서 일주일 살기를 시작하는 2월 14일(화)

 

숙박지인 거제시 가조도까지는 무려 38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야 하는데 도착예정 시간이 오후 1시 24분이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통영-대전고속도로로 갈아타고는 금산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제리와 같이 휴게소식당으로 들어갈 수가 없으니 따듯한 커피에 준비한 빵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가조연륙교를 건너서 숙소로 먼저 들어가서 일주일 동안 지내려고 바리바리 싼 짐을 풀었다.

 

일정이 빡빡해서 짐부터 풀고 통영으로 달렸다. 

 

서호 벼락당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서피랑 마을로 올라가는 입구에 도착했다.

 

벽화마을로 유명한 동피랑과 마주보고 있는 서피랑(서쪽의 비탈)이 '제2의 동피랑'을 꿈꾸고 있다.
서피랑을 걷다보면 윤이상과함께학교가는길, 서피랑문학동네, 99계단과 음악정원, 보이소 반갑습니데이! 인사거리, 뚝지먼당 98계단, 피아노계단 등 서피랑의 숨은 보물길을 만나게 된다.

서피랑은 동피랑과 함께 지역 내 대표적인 달동네로, 해방 이후 집장촌이 형성되면서 지역민조차 찾기를 꺼리는 천덕꾸러기 동네로 전락했다.
2000년대 들어 집장촌은 자연스레 정비됐지만 마을은 이미 활력을 잃은 상태였다.

2007년 동피랑이 철거마을에서 벽화마을로 거듭날 때까지, 서피랑은 어떠한 변신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3년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마을 중앙을 관통하는 200m 길을 '인사하는 거리'로 지정하면서 활력을 점차 찾기 시작했다.
거리 곳곳에 예술작품을 설치하는 일에 주민들이 직접 나섰다.
집장촌을 오르내리던 서피랑 99계단은 벽화와 조형물이 조성된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크고 작은 예술품이 마을 곳곳에 내걸렸다.

99계단은 첫 계단부터 끝까지 1부터 99번의 숫자가 계단마다 한 켠에 작품으로 그려진다.
단정하게 혹은 비뚤게, 더러는 뒤집어진 채, 선 걸음으로 넉넉하게 읽을만한 크기로 씌어지고 있다.
그런데 시작 계단은 99부터 맨꼭대기 1까지로 거꾸로 새겨진다.
한계단 마다 한 숫자씩 빼면서 오르게 하는 이유는 안그래도 힘든 인생길, 숫자 하나씩의 무게를 비워가며, 줄여가며 오르다보면 힘도 덜 든다는 나름의 의미다.
가위 바위 보를 하든, 그저 묵묵히 걸어 올라보든 꽉 찬 수, 9가 쌍으로 만나는 아흔 아홉계단을 걸어 올라가 볼 일이다. 나머지 하나는 본인이 채우게 될 듯하다.

역사 유적을 스토리텔링화한 마을만들기 사업도 병행했다.
서피랑 아랫마을은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의 출생지이자 장편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주배경지로
서문고개, 간창골, 명정샘 등이 등장하는 문학 동네인 것을 활용했다.
'박경리 문학 동네(서피랑) 골목길 투어'를 수시로 개최, 전국 문학인들이 몰려들면서 서피랑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행정자치부의 '2015 희망마을 만들기사업'에도 선정돼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초등학교 등굣길을 활용한
'윤이상 학교 가는 길'과 서피랑 내 가장 가파른 서호벼락당에 피아노 계단도 조성했다.
피아노 계단은 기존 140개 계단을 활용해 '높은음자리표'를 형상화하고 이 중 24개 계단은 실제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 건반과 음악정원도 함께 조성되었다.

서피랑 정상에 위치한 서포루에서는 통제영과 통영의 중심항인 강구안, 맞은편 동피랑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비경을 자랑한다.
서포루는 전국 사진작가가 선정한 사진찍기 명소다.

 

지가 먼저 간다면서 목줄을 팽팽하게 당기면서 걷는 제리.

 

동네가 마치 예전 사직공원 부근 산동네같은 느낌이었다.

 

ㅋㅋ... 99계단을 뛰어오르느라 뒷발이 바쁘다.

 

계단을 뒤어오르는 제리를 따라가려니 자연스럽게 걷는 발걸음도 바쁘다.

 

사진을 찍는데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 제리.

 

이리저리 돌아보면서 나부대느라 정신이 없다.

 

냅따 달리는 제리를 따라서...

 

옆지기도 99계단을 뛰어서 오른다.

 

일단 스톱.

 

99계단을 오르다가 우측 피아노계단으로 가는 길로 들어선다.

 

야자매트가 깔린 터널을 지나고...

 

발로 계단을 밟으면 피아노 음악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제리는 달려서 올라가는데 뒤를 따르는 옆지기는 힘이 들어서...-.-:;

  

통영항 여객선터미날.

 

계단을 올라서서 보이는 풍경.

 

멀리 금호통영 마리나리조트가 보인다.

 

좌측으로 서피랑공원이 보이고...

 

나부대는 제리.

 

서피랑공원.

 

ㅋ... 제리를 품에 안고 계단을 오르느라 숨이 가쁘다.

 

남망산에 자리를 잡은 통영시민문화회관.

 

이중섭의 <선착장을 내려다본 풍경>

 

서피랑공원 정상을 향해서 ....

 

성곽 위로 올라서서 걷는다.

 

드디어 서포루에 올랐다.

 

서포루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아주 시원하다.

 

주변을 둘러본다. 

 

사방이 모두 바다처럼 보이는 서피랑마을.

 

제리를 품에 안고 잠시 포즈를 취하는 옆지기.

 

서피랑 빨간 등대.

 

포토존.

 

제리는 어디를 보고 있는지...^^*

 

커다란 후박나무가 자라고 있다.

 

수고 16m의 200년생 후박나무.

 

다시 피아노계단을 내려간다.

 

5옥타브의 피아노계단.

 

저녁에 먹을 아구찜을 포장하러 들른 용화찜.

 

미리 전화를 해서 포장주문을 했었다.

 

옆지기를 바라보는 제리.

 

ㅋ...옆지기가 찍은 사진.

 

통영대교를 건너서 가조도로 달린다.

 

일주일 동안에 일용할 양식

 

일주일 동안 지내려니 준비한 먹거리들이 제법 많다.

 

믹스커피, 컵라면, 콘푸라이트...

 

ㅋㅋ...트레이더스에서 강냉이도 한 자루 사왔으니...

 

바닷가 33평 빌라를 일주일 동안 사용한다.

 

거실 창을 통해서 내려다보이는 가조도 유교항 풍경.

 

아구찜과 파전으로 맞이하는 저녁.

 

제리와 함께 다니느라 항상 포장을 해서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같이 여행을 다니는 즐거움이 더욱 크니...

 

매콤해서 맛있다.

 

해물파전.

 

일주일 살기의 첫날 밤이 이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