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는 들판.
일기예보에 오늘은 낮의 기온이 어제보다 높단다.
그런데 거실 베란다창을 열었더니 바람이 세차게 거실을 지나서 주방창으로 빠져나간다.
어제 나온 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섰더니 엘리베이터가 세 번 정도 멈춰서서 입주민을 태운다.
출근시간은 지났지만 9시 이전이라서 유치원으로 가는 아이들과 엄마들이 주를 이룬다.
나오기 전에 세차게 불던 바람이 슬그머니 잦아든다.
오늘은 농로를 따라서 걷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빈 공간이 있으면 이렇게 불법 경작지가 생긴다.
물을 댄 논이 마치 커다란 연못처럼 느껴진다.
옆지기는 딸래미와 카톡을 주고 받느라 바쁘다.
저류지 건너로 보이는 선텐의자에는 뒤로 길게 누운 사람이 보인다.
옆지기가 개집이 배수로에 있다기에 내려다보았더니...
개집이 아니라가 아니라..
개집은 맞는데 양수기를 넣어두려고 가져다놓은 개집이었다.
이른 시간인데 벌써 드론을 날리는 사람이 공터에 자리를 잡았다.
보통 보던 드론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을 정도로 커다란 드론이 멈춰서서 프로펠러만 돌고 있다.
농로에 핀 찔레꽃.
며칠전 농로를 걸을 때 보니 부부가 밭을 만들더니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
물론 자기들 땅도 아니면서 이렇게 울타리까지 만들어서 불법 경작지를 만들었다.
아무튼 대단한 사람들이다.
농사를 짓는 시늉만 내고 있는 옥수수밭.
1톤 트럭이 모판을 잔뜩 싣고 농로를 달린다.
덥다며 점퍼를 손에 들고 농로를 걷는 옆지기.
길죽한 밭에는 바람개비가 서 있다.
어마무시한 참나리 군락지.
복토를 마친 논이 밭으로 변한 모습.
조금 전에 모를 싣고 농로를 달리던 1톤 트럭이 멀리 보이고...
이양기에 모를 얻어서 논에 모내기를 하고 있다.
농로에 나왔다가 방금 지나간 1톤트럭에 밟힌 꽃뱀.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아서 꼬리만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하필이면 1톤 트럭의 바퀴축이 지나는 거리에 있어서...
모내기하는 풍경....
논둑에 모판을 내려놓고...
이양기에 올려둔 모가 모두 논에 심겨지기를 기다린다.
모판이 내려진 논.
물을 댄 논이 점점 늘어나면서 장전리 들판이 마치 커다란 호수처럼 변하고 있다.
장전리 수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
농로에서 올라서서 도로를 건너 수변로로 들어선다.
시화호를 따라서 쭉 이어지는 갈대밭.
언제 점퍼를 다시 입었는지 모르겠다.
집에 도착해서 제리를 데리고 산책을 나선다.
뒤도 안 돌아보고 달리느라 ...
잔디밭을 날아다닌다.
ㅋ... 똥꼬발랄.
농로를 따라서...
11.12km 16,300보.
옆지기에게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니냐?" 라고 했더니
"뭐가 많아. 이 정도는 먹어야지."
"많은데..."
"그냥 주는 대로 먹어."
"아빠! 그냥 먹어. 잔소리 안 들으려면.."
"엄마! 아빠한테 내가 알아듣게 잘 말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