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완전 대박이다.

또랑. 2013. 10. 3. 16:29

ㅋ...오늘은 완전 대박이었던 날이다.

 

장모님이 살고 계시는 아파트가 서향이라서 오후에는 베란다를 통해서 거실로 들어오는 햇빛이 강렬해서 바깥 베란다창에 롤브라인드를 달아

 

드린다고 장모님 댁으로 브라인드를 주문했었는데 배달되었으니 브라인드를 달 수 있도록 베란다 천장에 구멍을 뚫어드려야 한단다.  

 

개천절인 오늘 아침에 장모님 댁으로 가서 브라인드 두 개를 달 수 있도록 보쉬 함마드릴로 베란다 천장에 구멍을 뚫다가 드릴이 고장나는 바

 

람에 간신히 브라인드를 달았다.

 

거실쪽 브라인드 두 개는 달았고 안방쪽 베란다창에 달아야 하는 브라인드 두 개는 달지 못했다.

 

보쉬 함마드릴을 사고는 정작 작업은 딱 대여섯 번이나 했을까?

 

황당하게도 콘크리트에 구멍을 뚫는데 드릴날을 끼우는 드릴척이 빠져버리고 작동을 시켜도 모터는 돌아가는데 드릴날이 돌지 않고. -.-:;

 

에~휴~~ 안방쪽 브라인드는 함마드릴을 수리하고 다음에 달기로 하고는 커피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파트 앞쪽에 있는 한옥들

 

도 재개발로 모두 집이 비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밖을 내려다보았는데...

 

 

도둑놈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지붕에 널려있는 기와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비어있는 한옥 지붕에 기와라니 이런 횡재가 어디에 있으려나....^^*

 

예전에 옛날 수키와를 조금 사다가 운학리 마당에 피어있는 꽃의 울타리로 사용하려고 가격을 알아보았더니 옥션, 11번가에서 팔던데 가격이

 

개당 5,000원이어서 포기했었는데 눈 앞에 보이는 한옥 지붕 위로 보이는 게 온통 수키와와 암키와...^^ 

 

혹시 몰라서 동네 토박이인 장모님을 동반해서 비어있는 한옥으로 향했다. 

 

 

한옥 앞에 차를  세우고 지붕에 올라가서 기와를 걷어내고 있는 모습을  예신냥이 찍어서 카톡으로 보냈다.

 

바로 옆에 있는 치안센터로 신고하려고 했단다.^^*

 

 

완전 대박....

 

온누리 부동산정보로 확인했더니 지금 기와를 걷어내고 있는 한옥의 사용승인 일자가 1963년 8월 23일이었다.

 

ㅋ,,,지붕을 보수하려고 나중에 다시 올린 기와도 있겠지만 50년이나 된 골동품들이라는...^^*

 

 

요즘 만든 기와가 아니고 옛날 기와라서 완전 골동품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옛날 기와는 요즘에는 만들지도 않고 전원주택에서 소품이나 인테리어 용도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고 한다. 

 

문양이 그려진 수키와도 있고 문양이 없는 수키와도 있는데 문양이 그려진 수키와만 골랐다.

 

기와가 너무 많아서 배가 불렀다는...^^

 

 

지붕에서 기와를 하나씩 내리면 장독대에 올라선 옆지기가 박스에 차곡차곡 담았다.

 

대박이고... 대박이네... 완전 대박일세...^^

 

 

기와가 담긴 무거운 박스를 조심스럽게 마당 툇마루로 내린 후에

 

 

기와를 차에 실으려고 밖으로 들고 나가는 옆지기

 

 

사서 걱정을 하던 머리 맡 걱정 인형들을 치우고 났더니 이런 횡재가...ㅋㅋ

 

 

커다란 쇼핑백 두 개와 박스에 가득 담았으니 이제는 그만 철수...

 

장모님 댁에 기와가 가득 담긴 박스와 쇼핑백을 올려다 놓고는 다시 기와를 걷으러 한옥으로 향했다.

 

 

두 번째로 찾아간 한옥에는 장독대에 강아지풀이 가득하다.

 

 

지붕 위로 올라가니 기와 지붕에 이름모를 꽃이 피었다.

 

 

지붕에서 내려준 기와를 쇼핑백에 차곡차곡 넣는 옆지기

 

 

한옥의 뼈대가 아직까지 멀쩡하던데 재개발로 헐리게 되었으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기둥, 지붕보, 처마도리, 당골막이널, 서까래가 아직도 튼튼하던데...

 

처마도리

지식백과에서 빌려온 그림

 

 

ㅋㅋ... 지붕에서 기와를 걷어내느라 바쁘다.

 

 

트럭이라도 있으면 싹 걷어서 갈 텐데...

 

 

지붕에서 내려주는 기와를 차곡차곡 정리하는 옆지기

 

 

대들보와 서가래를 해체해서 다시 짜 맞추면 멋진 한옥으로 다시 태어날 것 같이 튼튼해 보이는데 너무 아깝다.

 

옛날 수키와가 하나에 5,000원이라고 해도 도무지 믿지않는 옆지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옥션과 11번가를 검색해서 수키와의 가격을 보여주

 

었더니 오늘 대박이란다.

 

오늘 걷은 수키와가 정확하게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100개는 걷은 것 같은데 100개 * 5,000원이면 50만원을 벌은 셈이다. 

 

수키와를 운학리에 가지고 가면 아주 요긴하고 사용할 수 있어서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데 무게 때문에 차에 욕심껏 실을 수가 없으니...-.-:;

 

이번 12일에 운학리에 다녀온 후에도 한옥을 철거하지 않았으면 다시 와서 기와를 걷어갈 생각이다. 

 

그때까지 헐리지 않고 있으면 좋은데....

 

 

점심에는 처형들과 예신냥, 장모님과 같이 도가니탕으로 유명한 대성집으로 ...

 

여기도 재개발로 헐리게 생겼는데 헐릴 때까지는 영업을 계속한다고 한다. 

 

 

도가니탕이 9,000원이고 안으로 들어서면 여기저기에 방이 여러개가 있는데 거의 만석이었다.

 

 

도가니탕이 나오고

 

 

여기저기에서 도가니를 주는 바람에 뚝배기에 도가니가 가득하다.

 

 

집으로 돌아오니 제제는 햇살 가득한 거실 자기 쇼파에서 곤히 잠을 자고 있던데

 

 

인기척을 느꼈는지 쇼파에서 벌떡 일어나서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면서

 

 

내게로 달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