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햇살
산에 가자고 철석같이 약속을 하더니 아침에 눈을 뜬 옆지기가
"산은 무슨... 오늘은 겨우내 덮었던 두꺼운 이불도 빨고 주방에 있는 기름때도 청소할 거야."
아침은 대충 라면으로 해장을 하고 후딱 머리를 깍으러 다녀왔더니 벌써 주방 레인지 후드에 덕지덕지 낀 기름때를 닦아내고 있다.
서둘러 청소기로 먼지를 밀고 걸레질.... -.-:;
주방청소를 마친 옆지기는 거실과 안방화장실을 청소하느라 바쁘다.
춘분이 지나고 거실에 들어오는 햇살이 눈에 띌 정도로 많이 짧아졌다.
겨울에는 주방까지 깊숙하게 들어오던 햇살이었는데....
점심을 먹고 잠깐 낮잠을 즐기는 옆지기와 함께 누워서 잠을 자고 있는 제제.
털을 깍으려면 마취를 해서 깍아야 하는데 나이가 많아서 마취는 될 수 있는 한 피하려고 최대한 털을 길러서 깍으려니 털복숭이가 되었다.
ㅋㅋ... 발바닥에 털이 북실북실
컴퓨터가 놓인 전용 놀이터에도 햇살이 짧다.
추웠던 겨울이 다섯 번째로 맞이하는 봄.
저녁 무렵에 먹거리를 찾으러 가는 길.
오늘 메뉴는 보쌈이다.
동네에 새로 생긴 보쌈집이 맛이 좋다고 하기에 차를 끌고 다이소에 잠시 들러서 옆지기가 뭔가를 산다고 했는데 없단다.
없으면 할 수 없지.
항아리보쌈에 들러서 보쌈(대)을 포장하고, 왜 그리도 마음이 뿌~듯 하던지...ㅋㅋ 수원대 와우순대국에서 술국도 포장해서 집으로 왔다.
레인지에서 얼큰한 와우순대국표 술국이 끓고
우리 아들 제제 표정 좀 ....
나이가 한 살이었을 무렵에 포천 이동갈비에서 갈비만 뜯던 놈인데 지금은 속이 노란 배추에 필이 꼽혀서 ...ㅋ
술국에 보쌈이라니 오늘은 호강하는 날이다.
상추에 푸짐하게 보쌈을 올리고 더불어 보쌈김치에 마늘까지...
놀*보쌈보다 고기가 많아도 너무 많아...
항아리보쌈 고기는 야들야들
제제는 만만한 딸래미에게 들이대고
보쌈과 같이 먹는 먀들야들한 무말랭이김치와 보쌈김치 그리고 파김치
ㅋ... 옆지기 전화는 탁자에 올려두고
보쌈고기가 오른쪽이 많이 빈 이유?
자리가 왼쪽부터 나, 옆지기, 딸래미가 앉았는데 ...딸래미가 후딱 먹고 방으로 들어갔다는
"아빠야....그만 떠드시고요. 속 노란 배추 좀..."
"제제야! 엄마가 먹으면 안 된데..."
"아빠 말고 엄마가요..."
"안~~~돼."
"엄마는 절대 아니라니깐 아빠가 주시면 ...."
"네... 꾹 참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