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인연
토요일 아침...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은 대충 라면으로 떼우고 오늘 무엇을 하면서 놀아야 잘 놀았다고 하나? 라는 생각으로 옆지기에게 영화를 보러 나가던
지 아니면 칠보산을 올랐다가 점심에는 칠보농원에서 오리고기나 먹자고 했더니 그냥 제제랑 집에서 논단다.
금요일 저녁에 미리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 -.-:;
그렇게 하염없이 방바닥을 뒹굴면서 보내고 있었는데 11시가 가까울 무렵에 걸려온 매룬님의 전화...
지금 매룬으로 출발한다면서 시간이 되면 놀러 오라는 말씀...ㅋㅋ
아~싸~~~그때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
우선 청소기로 구석구석 청소를 시작했고 점심에는 금요일 저녁에 닭갈비 싸온 것을 밥과 프라이팬에 볶아서 셋이서 후딱 먹어치웠다.
와우순대국.
출발하기 전에 혹시 필요한 게 없으시냐고 옆지기가 전화를 했더니 뜨듯한 순대국이나 사오라시기에 수원대학교 부근에 있는 와우순대국에
들러서 순대국 3인분을 포장해서 출발
상추와 고추, 마늘을 사려고 잠시 신림농협 하나로마트에 들렀다.
금년에는 매서운 추위가 없어서 그랬는지 평창강 얼음은 모두 녹았다.
평창강을 옆구리에 끼고 얼마나 달렸을까?
드디어 도착한 매룬님 댁
평창강의 매서운 바람 속에도 솟대는 하늘로 솟았고
측백나무도 많이 자랐다.
매룬님 집 앞을 흐르는 평창강과 멀리 보이는 매운교
아담한 석등
양평으로 드라이브 다녀오시다가 대장님이 업어오셨다는 토기화분
거실로 들어서니 나무난로에 불을 피워서 따듯한 기운이 감돈다.
대장님이 예쁘게 자르고 매룬님이 껍질을 벗겼다는 향나무 받침에 올려진 커피잔... ㅋㅋ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밖에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시작된 저녁 술자리
푸짐하게 술상이 차려졌다.
갈치가 들어가서 그런지 김치가 시원하고 아주 맛있었다.
옆지기가 집에서 가지고 온 살짝 얼린 문어
매룬님이 준비한 한우가 불판에서 올려졌다.
와우순대국에서 산 순대국도 전골냄비에서 끓고
대장님은 작은 휴대용스피커에 메모리카드를 꼽아서 추억의 7080 음악을 들려준다.
소주잔에 소주를 따른 후 차돌박이를 안주로 삼아서 원~샷... 캬~~~
국물이 끝내주는 순대국이 있으니 술도 술술 들어가고...
꽁꽁 숨겨서 보관하던 매룬님과 대장님의 묵은 사랑이야기가 등장했는데...
엽서와 편지 그리고 매룬님이 육성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웃고 떠들면서 대장님 약 올리고....ㅋㅋ
아무튼 두 분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엔돌핀이 팍팍 도는 그런 기분이다.
벽면에 걸린 글을 보고 제목과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디카에 담아왔다.
참 좋은 인연.......... 정말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이다.
매룬님과 대장님 그리고 우리의 인연이 그런 인연이기를......
술자리를 마치고 밖으로 나섰는데 바람도 없어서 아주 포근하다.
화분으로 만든 피노키오도 소나무에 기대서 휴식을 취하고
설거지를 하고 있는 옆지기
마당에서 주방 창문을 손으로 톡톡 두들기니 설거지를 하다가 창문을 열고 활짝 웃는다.
술자리는 모두 정리를 마쳤으니 이제는 마당으로 ...
화롯대에 나무를 올리고 불을 피우는 가운데 옆지기는 자기라고 표시를 한다면서 양손가락으로 V~V~
마당에서 불을 피우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이제 잔불을 정리하는 중
연기가 마당으로 흐른다.
거실벽에 걸린 촛불을 켜고
주방과 벽면에 걸린 촛불도 불을 밝혔다.
탁자에도 작은 촛불을 켜고 나누는 이야기.....
즐거웠던 밤이 그렇게 깊어간다.
밤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눈을 뜨니 새벽 5시 50분.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매룬님 댁을 빠져나와서 차에 시동을 걸었다.
매운교를 지나서 잠시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와 하늘에 떠있는 별을 구경을 하느라.....
세상에 무슨 별들이 그렇게도 많이 떠있던지 내게로 별이 쏟아지는 그런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