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묵은 잎 털기
지금쯤이면 운학리에도 울긋불긋한 단풍이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제제도 같이 동행하기로 했다.
제제를 데리고 가면 아이를 하나 데리고 가는 것과 같기 때문에 짐도 늘고 신경도 쓰이지만 오랜만에 같이 떠나는 운학리행이라서 반갑다.
대충 짐을 챙겨서 7시 20분에 집을 나섰다.
영동고속도로에 올라섰는데 도로는 거의 막힘이 없었다.
창문을 내려달라고 낑낑거리는 통에 창문을 내려주었더니 킁킁거리면서 냄새를 맡느라 바쁘다.
바람 때문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면서 자꾸 창문을 내려달라고 보챈다.
운학리에 도착한 시간이 9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마당에 내려놓기가 무섭게 느티나무 아래 낙엽으로 달려가더니 응가를 하고 있는 제제
방으로 들어가서 온돌판넬에 난방을 올리고 난로에 불도 붙였다.
소나무에는 묵은 잎들이 누렇게 단풍이 들었는데 오늘은 묵은 잎을 털어내고 가지도 정리할 생각이다.
수돗가 단풍나무에도 단풍이 들었고
단풍나무에도 붉은 단풍이 보인다.
느티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 제제
느티나무에 영역표시도 하고
목련 아래를 지나서
단풍나무 아래로 걷다가
밭으로 내려서더니 또 응가
밭 여기저기에는 곰보배추가 자라고 있다.
더덕밭 주위로 냄새를 맡고 다니다가
또 볼일을 보고 있는 제제
다시 마당으로 올라와서 구상나무에 영역표시를 하고 있다.
옆지기를 따라서 뒷집으로 가고 있는 중.
냄새를 맡으면서 가느라 발걸음이 느리다.
한참 동안 냄새를 맡다가 다시 걷는다.
뒷집은 싱크대를 새로 설치하시느라 바쁘다.
마당에는 90만원을 주고 재무시(GMC트럭)트럭으로 한차를 구입하셨다는 화목이 쌓여 있고....
길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새로 집을 지어서 입주를 하셨다는 분과 눈인사도 나누고 다시 집으로 내려왔다.
뒷집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는 가슴에 안고 있다가 집으로 내려오면서 내려놓았더니 마당으로 들어서자마자 신나게 뛰어다니는 제제
마로니에나무에도 단풍이 들었다.
해야 할 일은 딱히 없지만 그래도 뭔가 일을 하기는 해야겠기에 일을 시작하기 전에 커피 한잔.
소나무에 달린 묵은 잎을 털어주고 나뭇가지를 정리하고 있다.
소나무 아래로 털어낸 소나무의 금빛 묵은 잎이 예쁘다.
전지가위를 들고 어디를 자를지 소나무를 살피고 있다.
제제가 쫄래쫄래 쫓아다니면서 참견을 하고 있는 중
"아빠! 여기도 빨리 묵은 잎 털어요."
털어낸 묵은 잎들이 푸른 소나무와 대조적이다.
제제 털을 깍아야한다는 옆지기의 부름을 받고 발바닥 털을 밀고 있다.
뒷발은 다 밀었고 이제 앞발을 밀어야 하는데.... 아주 난코스.
털을 깍을 때는 성질이 어찌나 날카로와지는지 물려고 덤비는데 처음보다는 훨씬 얌전하다.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의 털을 밀고 배와 항문 주위에 자란 털을 대충 밀어주었다.
점심은 옆지기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다는 샌드위치로 해결했다.
고구마, 감자, 삶은계란, 아몬드 슬라이스, 참치, 사과, 양상추가 들어간 샌드위치.
뜨거운 커피와 우유 그리고 제제가 먹을 간식이 보인다.
대충 깍았지만 깨끗하게 깍은 제제 발
맛있게 만들었다.
요새는 방으로 안 들어가고 주로 밖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점심으로 준비하게 되는데 간단하게 먹어보니 여러모로 편하다.
아직도 민들레가 보인다.
수돗가에서 자라는 단풍나무의 붉은 단풍
진입로의 단풍도 보기 좋다.
봄에는 하얀 조팝꽃이 예쁘고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눈을 즐겁게 만드는 조팝나무
소나무를 정리하는 동안 방에서 잠시 눈을 붙이다가 나온 옆지기가 제제를 부르더니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닌다고 목줄을 목에 걸었다.
묵은 잎을 털어낸 소나무 아래가 누렇다.
자두나무에도 단풍이 물들고
겉에 입은 조끼가 소나무의 묵은 잎을 털다가 묻은 송진 때문에 찐득거린다.
바닥에 깔린 묵은 잎
밭은 더 이상 풀이 자라지는 않는다.
옆지기는 제제를 차단봉에 묶어놓고 수도계량기 부근을 정리하고 있다.
검불과 잡초를 정리해서 주위가 깨끗하게 변했다.
오후 3시 30분이 지날 무렵 보람찬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고 있는 제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여기저기 뒤어다니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