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하게 비가 내린다.
시간은 벌써 오후 2시 30분을 향해서 가고 있는데 대충 돗자리와 먹거리 조금 챙기고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운학계곡으로 길을 나섰다.
차에 시동을 걸고 달리다가 보이는 경치가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예전에는 왼쪽으로 보이는 도로가 운학리를 달리는 주된 도로였는데 지금은 위로 새로운 길이 만들어져서 지금은 차가 다니지 않는 폐도로가
되었다. 집에서 약 1분 정도의 거리...
그동안 내렸던 비로 인해서 물이 많이 흐른다.
잠시 발을 담그니 물이 너무 차갑다.
집에서 가지고 온 바베큐를 꺼내서
맥주 안주로 먹으면서
운학계곡.
얼마나 있었을까?
정말 짧은 시간 동안 앉아 있었는데 맑던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옆지기와 둘이서 대충 짐을 꾸려서 차로 올라왔는데 비는 더 쏟아지고 멀리서 보니 깔고 앉았던 돗자리로 비를 피하는 모습이 보인다.
옆지기가 우산을 쓰고 다시 계곡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
집으로 철수하는 중
정말 희한한 일은 매년 올 때마다 운학계곡으로 나가기만 하면 비가 내린다는 사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비가 내렸으니 비가 온다는 날만 찾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가기만 하면 비가 내리는지 정말 아리송하다.
세차게 뿌리던 빗줄기가 집으로 들어서니 조금씩 잦아들더니 다시 해가 반짝 보인다.
이런 우라질.....
다시 짐을 꾸려서 운학계곡으로 ....
차는 멀리 보이는 도로에 세우고 넓은 마당바위에 자리를 깔고 다시 물놀이 시작
소나기가 내려서 그런지 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계곡물이 너무 차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비상용 우산도 미리 준비했는데 하늘이 점점 맑아지는 걸로 봐서 비는 이제 그만 내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밀짚모자를 쓴 옆지기는 뭘 그리 보는지
잠시 몸을 담궜는데 ...... 추워서 소름이 돋는다.
태영이와 예신냥
정말 시원하다.
도깨비채비에 떡밥을 넣고 있는 모습
물살이 너무 빨라서 입질이 전혀 없다.
옆지기와 작은 처형의 생쑈.
계곡물에는 들어가지도 않고 물 밖에서
자유형을 한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다이빙을 하는 자세로..... 이러면서 논다.
나이가 오십이 넘은 사람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모두 샤워를 마치고 아직은 어둡지 않은 시간에 저녁 먹을 준비를 시작했다.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섰더니 열심히 고기를 굽고 있다.
소고기, 목삼겹, 새우.
제제는 자기 쿠션에 앉아서 유배를 당하고
불판에서는 소고기와 목삽겹 그리고 새우가 익어간다.
푸짐하게 한상 차렸으니 이제는 시원한 소주가 등장하고
숯불에 구우니 숯불향이 베어서 고기맛이 좋다.
물끄러미 고기와 새우를 내려다보다가
아이들이 먹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아빠야 ! 내는 뭐 없나? ' 하는 표정으로....
저녁을 먹는 아이들 뒤로는 구룡산으로 운무가 점점 오르고 있다.
잠시 빗방울이 떨어지기에 수돗가에 불만 남기고 모두 텐트 플라이 아래로 자리를 옮겼다.
술안주로 먹을 감자탕도 불에 올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점 어둠이 깔린다.
데크에 달린 전등을 켜고
마당에 있는 태양광 정원등에도 하나씩 불이 켜진다.
시원하고 맑은 공기와 함께 하는 저녁.... 오늘은 술이 좀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