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운학리로...
3일을 연속으로 놀 수 있는 연휴가 시작하는 토요일.
옆지기 언니들이 아이들과 함께 운학리로 놀러오고 싶다기에 오라고 했는데 2주일을 비워두었으니 혹시 일거리가 많이 있을까 걱정이다.
언니들과 시간을 맞춰서 간다는 옆지기 때문에 반포를 지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충 짐을 꾸려서 집을 나섰는데 막히는 구간 때문에 늦었다.
오랜만에 같이 동행하는 제제도 신이 났는지 즐거운 표정
놀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동고속도로는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옆지기가 황둔 하나로마트로 먹거리를 사러간 사이에 창밖을 보면서 구경하는 제제
문을 열고 있는 옆지기 뒤로 2주 전에 왔을 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다.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바베큐를 만들어 볼 생각에 차콜에 불을 붙여서 고애니웨버에 올리고 있다.
점심에는 김치말이국수를 해서 먹는다고 작은 처형이 준비해서 온다고는 했지만 뭔가 좀 부족할 것 같아서 삼겹으로 두 덩이만 굽기로 했다.
마당에 있는 쇠뜨기를 뽑으라고 해서 풀을 뽑는 중인데 왠지 아군이 아니라 적군이 일을 하고 있는듯한 모습이다.
에구.. 풀을 뽑는 모습들이 하나같이 어설퍼서....
같이 움직이기 정말 힘든 딸래미도 풀을 뽑는다고 하는데...
여러 명이 풀을 뽑으니 진도는 빨리 나가는데 달랑 11시 30분까지만 하고 작업 끝이란다.
여기 보이는 부분과 창고 앞에 있는 풀만 뽑고 오늘 작업은 마쳤다니.....
차콜을 올리고 큼직한 삼겹 두 덩이를 올렸는데 예초기로 작업을 하면서 틈틈이 올라와서 보려니 ...바람도 세게 불어서 잘 되려나 모르겠다.
한 덩이가 약 800g이니 점심에 막걸리를 마시며 안줏거리로는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삼겹살을 고애니웨버에 올린 후 예초기를 등에 메고 밭에 있는 풀을 자르러 나섰다.
창고 사이와 창고 앞에서 자라는 풀은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는 중.
바베큐.
예초기를 돌리다가 잠시 마당에 올라와 쉬면서 사과나무 훈연재를 넣고 있다.
바람이 세게 불어 내부 온도가 오르지 않으니 차콜을 더 보충해줘야 하는데 천천히 익으라고 그냥 두었다.
옆에 있는 이장님 밭은 트랙터가 지나다니면서 로터리를 치는 모습이 보이는데 지나면서 돌에 걸리면 날이 부딪치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우르릉 쾅~쾅...
그동안 잠잠하던 사계라일락에 드디어 꽃이 피었는데 비염 때문에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내 코에도 짙은 향기가 콧속으로 들어오니 향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3년 동안 놀다가 이제서야 자기가 사계라일락이라고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이....
예초기로 대충 정리를 한 밭이 시원하게 보이는데 앞에 보이는 돼지감자는 번식력이 엄청나고 너무 잘 자라서 지나는 사람들이 보면 돼지감자
를 밭에 심은 줄 알겠다.
소나무들도 새순이 길게 자라고 있어서 2주 전에 왔을 때와 비교해서 많이 키가 자랐다.
밭에는 온통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여기 단풍나무 아래에 옮겨심은 소나무는 조금 불안하다.
다른 곳에 비해서 흙이 항상 축축하게 젖어 있어서 습한 곳을 싫어하는 소나무가 혹시 수세가 약해져서 죽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산마늘은 언제 잎을 따서 먹으려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2~3년은 지나야 가능한 일 같다.
아이들은 할미꽃이 신기하단다.
매발톱에는 씨방이 보이고
추운 겨울을 힘들어하며 여러 해를 버티던 해송도 이제는 더 이상 겨울나기가 힘이 들었는지 누렇게 변하고 있다.
주인을 잘못 만나서 몇 년간 고생을 하더니....
옆지기가 땅을 뒤엎으면서 돼지감자 종근을 골라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돼지감자가 자라고 있으니 번식력은 정말 끝내준다.
가을에는 돼지감자의 노란꽃을 실컷 볼 수 있으니 눈이 호강하겠다.
군데군데 빌빌거리는 나무들이 보인다.
토끼풀이 자라는 마당.
구상나무 앞으로도 토끼풀이 번지고 있다.
아이들과 처형들이 쇠뜨기는 대충 정리를 했는데 쥐똥나무 아래에는 그대로 남겨둬서 점심을 먹은 후에 깨끗하게 다시 정리했다.
창고 옆으로는 2주 전에 정리를 해서 아직까지는 깨끗
돌단풍도 번식력이 좋아서 계단 사이로 많이 번졌다.
자두나무는 자두가 달리기는 했는데 떨어진 자두들이 바닥에 널렸다.
대충 눈으로 세어보니 달린 자두가 너무 적어서 수확할 때쯤에는 따야 할 자두가 하나도 없을 것 같다.
아직도 싹이 보이지 않는 매실나무.
주위에서 자라는 매실나무들을 둘러보았더니 매실은 딱 하나가 달렸다. 이런 된장....
살구나무도 지금까지 싹이 나오지 않으니 죽은 건지...
호두나무는 꽃이 보이지 않으니 금년에 호두는 달리지 않을 것 같다.
왕벚나무들이 이제는 그늘을 만들고 있다.
소나무에 새순이 자라는 모습
더덕이 무성하게 자라는 모습.
무성하게 위로 자라는 덩굴들을 예초기로 깨끗하게 정리했다.
층층나무는 잘 자라고 있는데 헛개나무들은 아직까지 잎이 보이지 않는다.
밤나무에 잎이 나오고
누렇게 죽어가는 해송
옮겨심은 소나무에 몸살을 하느라 유난히 많이 달린 솔방울
배수로 주변에 있는 소나무도 키가 한 뼘은 자란 것 같다.
라일락과 소나무.
소나무가 제대로 잘만 자라주면 주위가 대충 정리가 될 것 같다.
바베큐는 뚜껑을 열어보니 아직 멀었다.
맥주가 없다면서 가게로 맥주를 사러 내려간 아이들이 오지 않는다면서 마중을 나간 옆지기가 멀리 아이들이 올라오는 모습을 찍었다.
점심을 먹기 전에 진입로와 마당에 있는 풀을 자르고
예초기로 작업하는 게 날이 덥지 않아서 조금은 수월했지만 작업을 오래 하다 보면 날이 땅을 긁고 돌이 튀고....
집을 나서면 가게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에 오니 아이들은 가게가 멀다면서 투덜투덜.....
점심을 먹게 바베큐가 다 되었는지 확인하라는 옆지기의 말에 뚜껑을 열었더니 이제는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익었다.
도마에 올려서 먹기 좋을 정도의 크기로 썰었다.
점심에 차려진 밥상에 막걸리도 오르고
김치말이 국수
삼겹살 바베큐
겉절이 김치
오이고추
제제가 먹을 간식거리로 오이를 썰었다.
환장하고 먹는 제제
돼지껍데기까지 구워서 먹었는데 쫀득한 게 아주 맛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