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주말농사

보람찬 하루?... 떠날 준비나 하자.

또랑. 2010. 8. 1. 19:38

오후 5시가 훌쩍 넘은 시간

 

그 시간까지도 우리는 열심히 일 하고 있었다.

 

혹시 물이 나오는데 우리가 일을 하면서 물이 나오는 것을 모를까?싶어서 마당에 있는 수도는 수도꼭지를 열어두었었다.

 

이장님의 목소리를 담은 방송이 나오는데.... 5시에 온다던 수도를 고치는 기사가 차가 막혀서 7시에나 온다는 내용....이런 된장.

 

기다리다가 잘못하면 물도 안 나오고 고생하겠기에 그냥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마무리를 하기 시작했다.

 

물이 안나온다니....참  재수가 없다고 해야 하나.

  

 

다음 주에 왔을 때 깨끗하게 보이려고 마당에 잡초도 더 바짝 깍았다.

 

 

진입로에 자란 풀도 깍았으니 이제는 작업이 모두 끝났다.

 

더울 때는 세수도 하고 손도 씻고 쉬면 조금 나은데 물이 안 나오니 작업능률도 나오지 않고 힘이 배는 더 드는 것 같다.

 

 

옆지기는 부추를 신문지에 싸서 가방에 넣었다. 물만 나왔으면 부추부침개에 재료로 들어 갈 놈들이었는데....

 

 

안면보호구와 모자가 데크에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어서 힘들었던 하루가 눈에 보인다. -_-:;

 

 

옆지기는 매룬님과 만나기로 했다면서 옥수수를 딴다며 밭으로 가더니

 

 

잘 여물은 옥수수를 골라서 따고 있다.

 

매룬님과 집으로 가는 길에 시원한 냉커피를 타서 만나기로 했다면서 냉커피와 옥수수를 물물교환할 생각이란다.

 

 

집에 가지고 가서 분리수거를 하면 다 짐이 된다면서 옥수수껍질을 대충 벗기고 있다.

 

 

옥수수와 소나무 사이가 깨끗하다.

 

 

옆지기가  옥수수껍질을 벗기는 뒤로 박태기나무가 보인다.

 

 

밤나무 위로 잠자리들이 앉아서 쉬고

 

 

작업했던 농기구들을 창고에 넣고 일을 하느라 땀에 쩔은 몸을 씻으러 가야 하는데.... 

 

 

비닐봉지에 수건과 갈아입을 옷을 챙겨서 집 뒤에 있는 계곡으로 향했다.

 

 

안산에서 온다는 분이 짓고 있는 주택 모양.

 

 

서로 친하게 지낸다는 세 사람이 짓고 있는데 모양새가 똑 같은 집이 세 채였다.

 

 

물이 안 나오는 바람에 예전 기억을 살려서 다시 찾은 계곡.

 

예전에 밭에는 컨테이너 조차도 없었을 때 일을 마치면 여기에서 흘린 땀도 씻고 장화도 물에 닦고는 했었는데 여기로 씻으러 올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계곡물에 수건을 적셔서 흐르는 물에 수건을 빨고 있다.

 

내가 먼저 등목을 해서 등에 흐른 땀을 씻어내고 머리에 물을 뿌려서 얼굴도 닦고 흙이 튀어서 지저분하던 손과 발을 씻었더니 너무 시원하다.

 

 

옆지기도 흐르는 계곡물에 얼굴을 닦고

 

 

발도 적시고....

  

 

물이 이렇게 소중한 것인데....

 

 

땀에 흠뻑 젖어서 찝찝하던 몸을 대충이라도 씻었더니 몸이 가쁜하고 날아갈 것 같았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봉숭아꽃.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 .....

 

 

고추밭 풍경.

 

도대체 고추를 몇 주나 심은 건지 엄청나게 많이 심었다.

 

 

고추를 심은 이랑에 고추들이 좌우로 오와 열이 딱 맞아서 고랑의 끝이 보인다.

 

 

뒷집 마당에는 루드베키아가 무리를 지어 활짝 피어서 지나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집으로 들어가는 길.

 

 

물이 나오지 않는 바람에 고생을 많이 했다. 

 

다음 주까지는 물이 나오겠지.^^*

 

 

단풍나무 아래에서 땅을 기면서 자라는 소나무.

 

 

경계목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조팝나무.

 

 

오자마자 시작한 일이 저녁 여섯 시가 넘어서 대충 끝이 나고 물 때문에 더욱 힘이 들었던 하루였다.

 

 

그래도 깨긋하게 바뀐 마당과 밭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에구... 내가 미쳤지.

 

 

옆지기가 깨끗하게 정리한 계단.

 

둘이서 같이 했기 때문에 이런 정도로 변했지 아마 혼자했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 같다. 그래서 시골생활은 부부 둘이서 마음이 딱 맞아야

 

가능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얘들아 다음 주에 보자.

 

 

황둔에서 매룬님을 만나기로 했는데 물이 안 나와서 고생한다는 것을 아신 쎈스쟁이이신 매룬님이 꽁꽁 얼린 얼음물과 얼음이 동동 떠있는 냉

 

커피를 가지고 오셔서 우리에게 넘겨주시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에구 시원한 냉커피와 얼음물을 마시는데 정신을 쏟다보니 정작 중요한 사진은 찍지도 못했다. 너무 더워서 그런가? 홀딱 잊어버렸다.

 

아무튼 제정신이 아니었던 하루였다.

 

물이 안 나온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