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계곡에서 닭을 삶으면 시간이 제법 걸린다면서 옆지기는 미리 닭을 끓여서 나간다며 30분 정도를 끓이고 이것저것 준비를 해서 뜨거운 햇빛
이 내리쬐이는 곳을 피해서 12시쯤 계곡으로 점심나들이를 나섰다.
지금은 폐교된 운일분교까지 드라이브를 즐기고
운동장에 잠시 차를 세웠다.
담장 주위로는 우람한 잣나무가 자라고
그 옆으로는 누군가가 조립식으로 집을 신축하고 있다.
예전에는 운동장이 그냥 흙이라서 먼지도 나고 조금 지저분하게 보였는데 석분을 깔아서 깔끔하게 보인다.
2004년 6월경 여기 이자리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지냈었는데 벌써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운학계곡은 그동안 가물어서 물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깨끗하게 흐르는 물
옆지기가 예전에 놀았던 다리 아래로 가자기에 귀신님 댁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위치한 다리로 차를 몰았다.
다리 아래라서 그늘도 지고 흐르는 물과 부는 바람 때문에 시원하다.
여기서 위로 조금만 울라가면 귀신님 댁인데..... 점심 먹고 옆지기와 구경가기로 했다.
우측 위로 보이는 땅도 예전에는 밭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흙을 받아서 평평하게 고르고 아래로는 돌망태와 석축을 쌓아놓았다.
경치 좋고 물이 있는 곳은 전부 외지인들이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 요즘 들어서는 너무 많으니 정신이 사납다.
옆지기가 다음에는 마을 뒤로 올라가면 물좋은 곳이 있다는 말을 듣고 거기로 가자고 하는데 가면 올갱이를 잡자고 한다.
대충 자리를 잡고 앉으니 제제는 새우깡에만 관심이 있는듯 ...니들이 새우깡 맛을 알아?
옆지기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
맥주와 음료수는 차가운 계곡물에 담그고
우리를 위해서 한목숨 바친 닭에 대한 묵념을 올리고 바로 가스불을 당겼다.
다른 때 같았다면 지금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땅을 기어다니며 한숨을 내쉴 시간인데 자주 오다 보니 이럴 때도 다 있다.
옆지기는 새우깡을 먹으면서 제제와 대화를 나누느라 아주 바쁘시다.
니 하나 내 하나.....
멀리 언덕 아래에는 그림같은 집이 보인다.
그렇게 노는 동안에 닭이 끓는다.
옆지기가 피크닉박스에 알뜰하게 챙겨온 준비물들
시원한 맥주 한잔 마시며 바람부는 계곡의 그늘에 앉아서 먹는 닭..... 일품.
닭백숙.
다리에서 불과 3백미터 정도 거리에 있는 귀신님 댁을 안 가보면 귀신님이 섭섭한 게 아니라 우리가 섭섭할 것 같아서 대충 눈짐작으로 차를
몰았다. 지난번에 운학리에서 만났던 귀신님 말씀으로는 집에 비닐하우스,컨테이너,마당에 잔디 ,정화조....
그래서 필이 딱 꽂힌 곳은 바로 여기
귀신님 말씀처럼 마당에는 잔디가 깔렸다..
옆지기가 비닐하우스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너무 편하게 꾸며놓았다면서 나를 부른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귀신님이 안 계시더라는 사실.... 그래서 허가도 받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수돗가 옆에 모아놓은 빈 술병들.... 주량이 소주 한병이라고 하셨는데 세어보니 소주병이 9개 맥주병이 6개.^^*
맥주에 소주를 섞어서 맥소로 드시나? 아니면 맥주는 귀신님의 옆지기님이 드셨나? ^^*
귀신님의 성격이 보이는 밭..... 풀이 없다.
고추도 보이고 상추....
앞에 있는 밭에도 풀 하나 보이지 않는다.
제제도 잔디밭에서 풍경을 구경하느라 넋을 놓고...
높은 곳에 있어서 앞으로 보이는 풍경도 아주 좋았다.
좌측으로 보이는 풍경
지난번에 정화조를 묻으시느라 고생을 하셨다더니 아주 깨끗하고 말끔하게 정리를 마치셨다.
구경도 마쳤으니 집으로.....
개통한 411번 도로는 굴삭기가 공사를 하느라 막아놓았기에 도로 아래로 난 옛날 길로 향했는데 굴삭기가 계곡물을 바가지에 담아서
덤프트럭 짐칸에 담고 있다. 물을 어디에 쓰려고 하는지....